19일(현지시간) 미 재무부에 따르면 전일 기준 미국 연방정부 부채 잔액은 40조 500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이 수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라선 장기 금리를 진정시키기 위한 시도에 나선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나왔다. 높은 장기 금리는 부채 증가를 이끄는 주요 요인 중 하나다. 재무부는 장기 국채를 대상으로 한 바이백(buyback·국채 재매입) 프로그램을 확대하겠다고 발표했고, 이 소식에 국채 금리는 하락했다.
공화당은 오랫동안 세수 확대를 위한 증세에 반대해왔다. 동시에 양당 모두 정치적으로 큰 반발을 불러올 수 있는 고령층 의료 및 은퇴 복지 삭감에는 동의하기를 꺼려왔다. 전문가들은 금융시장에서 큰 충격이 발생해 정부가 대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기 전까지는 의회와 행정부가 실질적인 조치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 재무부(사진=AFP)
도이체방크의 매슈 루제티 미국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겉으로 보기에는 부채가 40조달러 같은 기준선을 넘어서는 것이 단기적으로 이 문제에 대한 관심을 집중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본다. 하지만 40조달러가 부채의 역학관계를 바꾸는 어떤 ‘마법의 임계점’은 아니며 여러 전망에서 이런 결과는 이미 오래전부터 예상됐다”고 말했다.
루제티 이코노미스트가 보기에 더 중요한 문제는 미 국채 금리의 상승이다. 금리가 올라가면서 사상 최대 규모의 부채를 유지하기 위한 비용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달 13일 재무부가 실시한 최신 30년 만기 국채 입찰에서는 25년 만에 가장 높은 조달비용이 기록됐다. 그 하루 전 실시된 10년 만기 국채 입찰에서도 2007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의 조달비용이 나타났다. 투자자들이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하면 이는 다시 재무부의 차입 필요를 늘리는 요인이 된다.
미국 정부가 2026 회계연도 기준 올들어 지급한 이자비용은 1조1700억달러에 달한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15% 증가한 수준이다. 현재 미국 정부 예산에서 이자비용은 의료비와 사회보장에 이어 세 번째로 큰 지출 항목이 됐다. 늘어난 이자비용은 다시 부채에 더해지고, 부채가 증가하면 투자자들이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하는 악순환(둠 루프)이 이뤄질 가능성이 커진다.
미국 의회가 지난해 설정한 연방 정부 부채 한도는 41조1000억달러다. 연방 정부 부채가 이 한도에 도달하면 미국 정부의 채무불이행(디폴트)을 피하기 위해 여야 간 부채한도 대치가 다시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신용평가사 피치는 미국이 2027년 중반 부채한도에 도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피치는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로 유지하면서도 부채 증가 추이에 대해 경고했다. 피치는 “정부는 대규모 일반정부 재정적자를 해소하기 위한 의미 있는 조치를 취하지 않았으나 인구 고령화로 인해 향후 10년 동안 지출 압력은 더욱 커질 것”이라면서 “부채 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미국 경제가 향후 경제적 충격에 더욱 취약해질 것”이라고 짚었다.
피터 G. 피터슨 재단의 마이클 피터슨 회장은 연방 정부 부채 40조달러 돌파에 대해 “워싱턴 전반에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우리가 부채를 통제하지 못한다면 미국 전역에서 일반 국민들의 생활비 부담이 더욱 커질 것”이라면서 “미국 정부가 계속해서 지나치게 많은 돈을 빌릴 경우 이자비용에 상승 압력을 가하게 되고 결국 모든 사람의 주택담보대출, 자동차 대출, 신용카드 비용을 더욱 높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