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 1~2달러 할인 더는 안 먹혀…까다로워진 美 소비자들

해외

이데일리,

2026년 8월 20일, 오후 02:49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 소비자들이 값이 싸다는 이유만으로는 더이상 지갑을 열지 않는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뉴욕 브루클린의 한 타깃 매장에서 손님이 학용품 가방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AFP)
미국 뉴욕 브루클린의 한 타깃 매장에서 손님이 학용품 가방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AFP)
19일(현지시간) CNN방송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소비자들이 형편이 어려워 최저가만 찾는다는 것이 그동안의 통념이었다. 그러나 실제로는 내용물을 줄이고 값은 그대로 두는 이른바 슈링크플레이션을 일삼거나, 직원을 없애고 고장 난 무인계산대와 주문용 화면으로 대체한 업체들에 소비자들이 등을 돌리고 있다. 패스트푸드점에서는 더 크고 나은 햄버거를, 외식할 때는 즐거운 경험을, 장을 볼 때는 깔끔한 매장을 원한다는 것이다.

CNN은 소득 격차가 벌어지는 이른바 ‘K자형’ 경제가 다소 완화되면서 소득 계단을 올라선 사람이 늘었고, 이들이 쓸 돈이 늘자 어디에 쓸지 까다롭게 고르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매장과 식당의 방문객 수를 추적하는 업체 플레이서에이아이의 R.J. 호토비 분석연구책임자는 “낸 돈만큼 값어치를 한다고 느끼면 사람들은 웃돈도 낼 의향이 있다”며 “싼 것으로 갈아탔다는 티를 내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기업들도 눈높이가 올라간 소비자를 붙잡으려면 기준을 함께 올려야 하는 처지다. 새 상품과 나아진 경험을 끊임없이 내놓아야 한다는 얘기다.

대형 할인점 타깃이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몇 년간 엉망이었다. 잘 팔리는 상품이 진열대에 없었고 계산대 줄은 길었다. 소비자들은 매장을 단장하고 온라인 배송을 개선한 월마트로 옮겨갔다. 타깃은 올해 매장 정비와 새로운 인기 브랜드 입점에 약 50억달러(약 6조 9500억원)를 투입했다. 이런 노력이 손님을 되돌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매장과 온라인을 합한 기존점 매출이 지난 분기 3.8% 늘었고, 연간 매출 전망치도 높여 잡았다.

마이클 피델키 타깃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기자들과의 통화에서 “올해를 시작하면서 우리가 제공하는 경험을 한결같이 끌어올리려면 해야 할 일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패스트푸드점과 식당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양을 늘리고 서비스 속도를 높이는 데 돈을 쓰는 곳으로 손님이 옮겨가고 있다. 값이 싸다는 것만으로는 손님을 불러들이지 못한다.

주목할 만한 점은 저소득층도 까다로워졌다는 것이다. 맥도날드가 내놓은 1~2달러(약 1390~2780원)짜리 할인 메뉴에 대한 관심이 예전 같지 않다. 맥도날드는 특히 대기 시간이 길어지면서 이런 할인이 먹히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지난 분기 매출은 거의 제자리였다. 맥도날드는 이제 고급 치킨 메뉴와 쾌적한 매장으로 손님을 되찾겠다는 구상이다. 크리스 켐프친스키 맥도날드 CEO는 이달 초 “음식의 맛과 품질부터 끌어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이 향한 곳은 더 싼 데가 아니었다. 맥도날드보다 값이 비싼 카바와 치폴레 같은 패스트캐주얼 업체들은 지난 분기 저소득층 고객이 크게 늘었다고 밝혔다.

반면 버거킹으로는 손님이 몰리고 있다. 대표 메뉴인 와퍼의 빵 품질을 높이고 더 부드러운 마요네즈를 쓰기 시작했으며, 매장 인력을 늘리기 위해 6만명을 채용하고 있다. 지난 분기 매출은 8.5% 증가했다.

미국 소비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가장 잘 보여주는 곳은 칠리스라고 CNN은 짚었다. 문 닫는 캐주얼 식당이 줄을 잇는 가운데 홀로 흐름을 거슬렀다. 이 회사는 싼값만 내세우지 않고, 패스트푸드와 비슷한 값에 더 나은 서비스와 더 큰 치킨샌드위치·햄버거를 제공한다고 광고했다. 5년 연속 매출이 늘었고 지난 분기에는 5.6% 증가했다.

케빈 호크먼 칠리스 CEO는 지난주 실적 발표에서 “미국 소비자는 경험과 뛰어난 값어치를 요구한다”며 “그것을 한결같이 제공하는 브랜드로 사람들이 모여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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