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조 헤지펀드, 세계 최대 식품유통사에 1조원 베팅 이유는?

해외

이데일리,

2026년 8월 21일, 오전 09:13

[이데일리 신수정 기자] 운용자산이 1000억달러(약 139조원)에 달하는 미국 대형 헤지펀드 D.E.쇼가 세계 최대 식품유통업체 시스코에 10억달러(약 1조 4000억원) 넘게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D.E.쇼는 시스코의 인공지능(AI) 도입을 앞당겨 비용을 줄이고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힘을 싣기 위해 투자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포웨이에 위치한 시스코(Sysco)의 한 물류 센터 외부에 시스코 간판이 보인다. (사진=로이터)
미국 캘리포니아주 포웨이에 위치한 시스코(Sysco)의 한 물류 센터 외부에 시스코 간판이 보인다. (사진=로이터)
20일(현지시간) 로이터는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 2명을 인용해 D.E.쇼가 시스코 지분을 10억달러 넘게 보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D.E.쇼는 약 10년 전부터 시스코에 투자했지만 현재 지분 규모가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스코의 기업가치는 약 400억달러(약 56조원)다.

시스코는 같은 날 AI 활용을 가속하는 과정에서 D.E.쇼가 도움을 줬다고 밝혔다. 회사는 2027회계연도에 AI와 자동화, 업무 절차 개선을 통해 1억달러(약 1400억원)의 비용을 절감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식품유통업계에서는 AI를 활용해 수요를 예측하고 주문 처리를 자동화하는 한편 물류 효율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D.E.쇼의 마이클 오메리 전무는 “장기 주주로서 시스코의 AI 전환을 지원하게 돼 기대가 크다”며 “레스토랑디포 인수를 포함해 앞으로 기업가치를 높일 기회가 있다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D.E.쇼는 시스코가 추진하는 제트로 레스토랑디포 인수에 필요한 자금 조달에도 관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스코는 다음 달 기술과 전자상거래, 식품 서비스 유통 경험을 갖춘 이사 2명을 새로 선임한다. 회사는 AI 도입을 확대해 운영 효율을 높이고 주가를 끌어올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시스코는 이달 견조한 연간 실적 전망을 내놨지만 지난 12개월간 주가 상승률은 4%를 밑돌았다. 식품과 운송 비용이 상승한 데다 소비자들이 지출에 신중해지면서 경영 부담이 커졌다. AI를 활용한 비용 절감이 실제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지가 D.E.쇼의 투자 성과를 좌우할 변수다.

D.E.쇼는 고객 자금 약 1000억달러를 운용하는 세계적인 대형 헤지펀드다. 에어프로덕츠와 라이엇플랫폼스, 베리스크, 페덱스 등에도 경영 변화를 요구한 전력이 있다. 최근 행동주의 투자자들이 식품유통업체에 잇따라 관심을 보이는 가운데 D.E.쇼는 AI와 자동화를 앞세워 시스코의 비용 구조와 기업가치를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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