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재무장관의 멘토 드러켄밀러 "바이백 확대는 잘못된 판단"

해외

이데일리,

2026년 8월 25일, 오후 01:21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의 멘토로 알려진 월가의 전설적인 투자자 스탠리 드러켄밀러가 장기국채 금리를 낮추기 위해 바이백(조기 환매) 규모를 확대하기로 한 재무부의 계획을 “잘못된 판단”이라고 비판했다.

24일(현지시간) 드러켄밀러는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문에서 “정부가 경제 펀더멘털(기초 체력)에 반해 가격을 방어하려고 하면 언제나 패배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최근 베선트 장관이 다음달부터 장기국채 바이백 규모를 기존 회당 20억달러에서 40억달러로 두 배 확대한다고 밝힌 데 따른 반응이다. 시장에 유통되는 장기 국채 물량을 줄여 채권 가격을 높이고 금리를 낮추는 효과를 노린 조치다. 채권 가격과 금리는 반대로 움직인다.

억만장자 헤지펀드 전설 스탠리 드러켄밀러. (사진=AFP)
억만장자 헤지펀드 전설 스탠리 드러켄밀러. (사진=AFP)
드러켄밀러는 정부가 개입해 채권 시장을 인위적으로 움직이려는 것이 결과적으로 부작용을 낳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나는 50년 동안 한 가지 단순한 전제를 바탕으로 거래해왔다”며 “시장은 어떤 위원회도 가질 수 없는 정보를 종합하고, 가격은 그 정보가 의사결정권자에게 전달되는 수단”이라고 했다. 이어 “미국 국채 장기 금리는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가격”이라며 “미국에 남은 유일한 재정 규율 장치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드러켄밀러는 현재 경제 상황을 고려해도 이런 조치가 타당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 10년물 국채 금리는 현재 미국 경제의 명목 성장률과 비슷한 수준에 있다”며 “이는 금융 여건이 긴축적이라기보다 완화적이라는 의미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부에서 주장하듯 채권시장이 정부에 경고를 보내는 ‘자경단’ 역할을 한 것이 아니다”며 “채권시장은 마침내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순한 존재였는데, 재무부가 그 목소리마저 잠재우려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기고문은 공개적으로 자신을 멘토라 칭하는 베선트 장관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다. 드러켄밀러가 금리에 영향을 미치려는 재무부의 구상에 얼마나 큰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지 보여준다는 평가다.

베선트 장관은 월가에서 헤지펀드 매니저로 활동하던 시절 드러켄밀러 밑에서 일하며 투자자로 성장했다. 드러켄밀러는 베선트 장관의 정계 진출을 긍정적으로 평가했고, 두 사람은 지금도 긴밀하게 연락을 주고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시장 개입을 둘러싸고는 최근 공개적으로 의견을 달리하는 모습이다.

베선트 장관은 이보다 앞서 일본 엔화 가치가 4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자 미·일 공동 개입에 나섰고, 이 과정에서 외환시장 참가자들을 상대로 시장 가격을 타진하는 이른바 ‘레이트 체크’를 실시해 거래에 영향을 미쳤다.

한편, 베선트 장관은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장기국채 바이백 규모를 확대하더라도 기존 정례 국채 입찰 일정을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두고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예치된 재무부 일반계정(TGA)을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바이백을 위해 단기 국채를 발행하는 대신 TGA를 활용하면, 추가 채권 발행에 따른 금리 상승 압력 우려도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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