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이 국내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에서 ‘유명 전시회’보다 실제 구매력이 있는 바이어와의 연결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저출산·고령화로 내수시장 확대에 한계가 있는 만큼 해외 진출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고, 제품을 알리는 단계를 넘어 현지 유통망을 뚫는 것이 관건이라는 진단이다.
ASD 주최사인 포지(FORGE)의 캐럴린 스프라우드(왼쪽 다섯번째) 수석부회장이 25일(현지시간)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ASD 마켓 위크 2026'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효이 이너시아 대표, 권오역 메타폴라아로마 대표,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황병구 미주한인상공회의소 회장, 스프라우드 수석부회장, 통역, 조셉 우 포지 디렉터. (사진=이데일리 성주원 특파원)
특히 해외 전시회도 실질적인 계약으로 연결될 수 있는 곳을 골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를 거론하며 혁신상을 받고도 별다른 성과 없이 돌아가는 중소기업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반면 이번 ASD에 대해서는 “전시회 선택을 잘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1988년 창업해 세계 50여개국에 시계를 수출하며 직접 해외 전시회를 다녔다는 김 회장은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바이어를 만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ASD에서는 참가 전부터 제품 정보를 바이어에게 제공해 관심 있는 업체끼리 상담 일정을 잡아주는 방식이 특히 효과적이라고 봤다.
◇“온라인 매출 늘어도 돈 못 벌어”…美유통망이 관건
참가기업들이 체감하는 미국 시장의 현실도 비슷했다. K뷰티 등의 인기에 힘입어 미국 소비자에게 한국 제품을 알리는 문턱은 낮아졌지만 실제 수익을 내는 사업으로 키우는 것은 또 다른 문제라는 것이다.
여성용품 업체 이너시아의 김효이 대표는 미국 시장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이 틱톡과 아마존 등 온라인 채널에서 매출을 늘리고 있지만 수익성 확보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초반에 온라인만 진행할 때에는 매출 규모가 늘어날 뿐 수익구조가 좋지는 못하다”며 “그 구간을 버티지 못하고 무너지는 기업들이 굉장히 많다”고 말했다. 이어 “좋은 마케팅을 하는 법과 좋은 제품을 만드는 법까지는 알지만 좋은 리테일러를 만나는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기업들이 많다”고 했다.
20년 넘게 화장품 제조업을 해온 권오역 메타폴라아로마 대표는 최근 몇 년 사이 K뷰티에 대한 해외 바이어들의 시선이 크게 달라졌다고 전했다. 권 대표는 “창업했던 2000년대 초에는 한국 화장품에 대한 인식이 지금처럼 높지 않았다”며 “최근 4~5년 사이 관심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실제로 권 대표는 이날 오전에만 40~50명의 바이어를 만났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 한국에서 유행하는 화장품에 대해 해외 리테일러와 판매업자들이 이미 알고 부스를 찾는 경우도 많았다고 했다.
ASD 주최 측도 한국 소비재의 경쟁력이 K뷰티를 넘어 다른 품목으로 확산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주최사인 포지(FORGE)의 캐럴린 스프라우드 수석부회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이고 영향력 있는 소비재 시장 중 하나가 됐다”며 “뷰티에서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지만 홈·선물·라이프스타일·패션·식품 등 다양한 분야로 점점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대규모 한국관 조성을 일회성 행사보다 장기적인 협력의 출발점으로 규정했다. 스프라우드 수석부회장은 “이번 행사는 하나의 전시관이나 한 번의 행사, 라스베이거스에서의 일주일에 관한 것이 아니다”며 “ASD가 지난 65년간 형성해온 리테일 커뮤니티를 한국과 연결하는 장기적인 다리를 놓는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김기문(왼쪽 다섯번째) 중소기업중앙회장 등 주요 관계자들이 2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ASD 마켓 위크 2026’ 개막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중기중앙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