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과 협상 재개 서두르지 않는다"…중재국은 분주

해외

이데일리,

2026년 8월 27일, 오전 10:23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이란이 협상에 복귀해야 하는 시점을 정해 놓지 않았으며 서두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알자지라와 인터뷰에서 ‘이란에 협상 테이블 복귀 시간을 얼마나 줄 것이느냐’는 질문에 “정해진 일정은 전혀 없다. 서두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협상 중단으로 전쟁 종식이 늦어지는 것이 이란에 더 불리한 일이라는 주장을 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아주 크게 승리하고 있다”면서 “이란은 엄청난 인플레이션에 시달리고 있고 경제는 무너져 내리고 있다. 이란 정권은 자국민에게 고통을 주고 수많은 시위대를 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나에게는 시간표가 없다”며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상관없다”고 했다.

미국의 대이란 전략이 군사 공격에서 경제 작전으로 옮겨 간 이유를 묻는 질문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둘 다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기존의 종전 시점에 대한 입장에서 상당히 달라진 것이다. 그는 이란 전쟁이 비교적 단기간에 끝날 것이라는 전망을 반복해왔다. 전쟁 초반에는 4~5주로 내다보기도 했다. 오는 28일을 기점으로 전쟁이 6개월을 넘기면서 장기전에 대한 태도를 바꾼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은 교착 상태다. 미국과 이란은 지난 6월 호르무즈 해협 통행 재개, 이란에 대한 제재 해제, 이란의 핵 프로그램 문제를 다루기 위한 협상 개시 등을 포함한 종전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그러나 양측이 해협 운영에 대한 이견으로 충돌하면서 합의는 곧 무산됐고, 60일간의 협상 시한도 이달 중순 만료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F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FP)
양측의 무력 충돌은 일단 소강 상태지만, 미국이 이란을 상대로 “전례 없는 수준”의 경제 고립 작전을 개시하면서 갈등은 다시 고조되고 있다. 미국은 이란과 거래하는 제3국 기업·기관까지 제재하는 세컨더리 제재를 확대해 금융·에너지·해운·기술 분야를 전방위로 압박하고 있다.

이란 외무부는 새로운 제재 발표에 대응해 미국의 이번 제재가 국제법과 유엔 헌장을 위협한다고 비판했다. 이란 외무부는 성명에서 “주권과 국익을 중시하는 명예로운 국가라면 이런 노골적인 불법 행위와 조직적인 괴롭힘을 정상적인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란 경제는 전쟁과 인플레이션으로 타격을 입은 상태다. 이란 리알화 가치는 달러화 대비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식품과 의약품 등 생필품 가격은 급등했다. 전쟁 후 평균 토마토는 71%, 닭고기는 74%, 식용유는 177% 상승했다.

다만 분석가들은 미국의 경제 제재 조치가 이란을 협상 테이블로 다시 끌어낼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미국 싱크탱크 퀸시 연구소의 트리타 파르시 소장은 “이번 제재가 이란 국민들에게 상당한 타격과 고통을 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그러한 고통을 이란 정권의 정책 전환으로 이어지게 하는 것은 완전히 별개의 문제”라고 말했다.

전쟁을 종식하기 위한 중재국들의 노력은 계속되면서, 중재국을 통한 물밑 협상이 진행되고 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모하메드 알사니 카타르 총리는 오는 27일 이란을 방문해 긴장 완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보다 앞서 종전 협상에서 키맨 역할을 해온 아심 무니르 파키스탄군 총사령관이 이란을 방문해 미국과 협상 재개를 제안했다. 바드르 알부사이디 오만 외무장관은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과 만나 호르무즈 해협의 임시 항로 마련을 위한 논의를 진행했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