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시 “인플레 개선 확신 못하면 할 일 있다”…9월 인상 열어둬

해외

이데일리,

2026년 8월 29일, 오전 03:37

[뉴욕=이데일리 성주원 특파원]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인플레이션이 목표 수준인 2%를 향해 충분한 속도로 둔화하지 않는다면 추가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물가지표 개선에도 기조적인 인플레이션이 의미 있게 둔화했다는 확신을 갖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다음 달 금리인상을 직접 예고하지는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이전보다 커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워싱턴DC 연준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AFP)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워싱턴DC 연준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AFP)
워시 의장은 28일(현지시간)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연례 경제정책 심포지엄 기조연설에서 “우리의 기준은 명확하다”며 “기조적 인플레이션이 우리의 목표를 향해 명확하고 충분한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는 확신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해야 할 일이 있다. 그것이 우리의 임무”라고 강조했다.

워시 의장은 연준의 물가안정 의지도 재차 강조했다. 그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를 기준으로 한 연준의 2% 물가상승률 목표를 ‘확고하고 고정된(firm and fixed)’ 목표라고 규정했다.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목표치를 웃도는 만큼 “현재 연준의 최우선 초점은 물가에 맞춰져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물가지표가 예상보다 양호하게 나온 데 대해서도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워시 의장은 “올여름 PCE와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예상보다 좋았지만 기조적 흐름이 의미 있게 개선됐다고 판단할 정도는 아니다”고 밝혔다.

실제 연준이 선호하는 PCE 물가지수는 지난 7월 전년 동월 대비 3.7% 상승해 목표치인 2%를 여전히 크게 웃돌고 있다. 워시 의장은 PCE를 구성하는 상품과 서비스 가운데 약 절반의 물가가 연율 3%를 넘는 속도로 오르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직후 인플레이션이 정점에 달했던 당시보다는 낮지만 팬데믹 이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물가 상승세가 광범위하다는 판단이다.

현재 통화정책이 경제를 강하게 제약하고 있다는 판단에도 선을 그었다. 워시 의장은 주택과 농업 등 일부 분야에서 어려움이 나타나고 있지만 “전반적인 금융여건을 제약적이라고 표현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신용시장과 대출시장에서도 통화정책에 따른 제약의 징후가 거의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이 지난 27일(현지시간)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연례 경제정책 심포지엄 개막 만찬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이 지난 27일(현지시간)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연례 경제정책 심포지엄 개막 만찬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물가를 잡기 위한 정책수단으로 금리의 중요성도 명확히 했다. 그는 “단기금리는 연준의 이중책무를 달성하기 위한 주된 수단(predominant tool)”이라고 말했다.

다만 다음 달 금리인상을 직접 예고하지는 않았다. 워시 의장은 “나는 오늘 특정한 결정이 아니라 원칙에 대한 약속을 밝히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I stand here today committed to a discipline, not to a decision)”고 말했다. 향후 경제지표를 확인한 뒤 정책을 결정하겠다는 의미다.

워시 의장은 연준이 향후 금리 경로를 미리 제시하는 포워드 가이던스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재확인했다. 위기 상황에서는 역할을 할 수 있지만 평상시에는 오히려 가계와 기업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경제 상황을 기계적으로 판단해 금리 경로를 미리 제시할 만큼 연준의 경제에 대한 이해가 정밀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시장은 워시 의장의 발언을 매파적 신호로 받아들였다.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 반영된 9월 금리인상 가능성은 연설 전 약 40%에서 연설 후 55% 안팎까지 상승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한때 9bp(베이시스포인트, 1bp=0.01%포인트) 오른 4.32%를 기록했다. 반면 30년물 금리는 약 2bp 하락한 5.17%를 나타냈다.

리처드 클라리다 전 연준 부의장은 블룸버그TV에 향후 모든 FOMC 회의가 금리 변경 가능성이 열려 있는 ‘라이브(live)’ 회의가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인플레이션 개선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연준이 “금리를 올릴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캐피털이코노믹스는 워시 의장의 이번 발언이 지난 7월 기자회견보다 “훨씬 명확하고 매파적인 메시지”였다고 평가했다. 이어 향후 물가지표가 강하게 나온다면 현재 예상하고 있는 12월보다 이른 시점에 금리인상이 이뤄질 가능성이 열렸다고 분석했다.

연준은 다음 달 15~16일 FOMC를 개최한다. 이에 앞서 8월 고용지표와 9월 11일 8월 CPI가 발표된다. 특히 CPI 결과에 따라 9월 금리인상 여부에 대한 시장 전망도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케빈 워시(가운데) 연준 의장이 지난 27일(현지시간)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잭슨홀 경제정책 심포지엄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AFP)
케빈 워시(가운데) 연준 의장이 지난 27일(현지시간)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잭슨홀 경제정책 심포지엄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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