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이크 모하메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왼쪽) 카타르 총리 겸 외무장관이 지난 27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압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과 회담하고 있다. (사진=AFP)
아라그치 장관의 발언은 전날 셰이크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카타르 총리와 테헤란에서 회담한 뒤 나왔다. 그는 카타르 측과의 논의를 “창의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카타르는 현재 협상의 최대 쟁점인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로운 통항을 복원하는 데 중재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알사니 총리는 이란 지도부와의 회담에서 전쟁 이전처럼 호르무즈 해협을 선박들이 자유롭게 통항할 수 있는 상태로 되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6개월째 이어지는 전쟁을 끝내기 위한 협상의 최대 걸림돌이다. 전쟁 전 세계 원유 공급량의 약 20%가 이 해협을 통과했다. 미국은 호르무즈가 국제수로로서 완전히 개방돼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이란은 자국의 허가 없이 통항하는 선박을 공격할 수 있다고 위협해왔다.
모센 레자에이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은 이란이 해협을 다시 개방하기 위한 조건들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란은 과거 미국의 이란 항구 봉쇄 중단과 제재 해제, 보상 등을 조건으로 제시해왔다.
이란의 요구 범위는 호르무즈를 넘어 중동지역 전체로 확대되고 있다. 레자에이는 레바논 매체 알마나르TV와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호르무즈 해협에 관한 합의를 하려면 가자지구 전쟁이 끝나고 이스라엘이 레바논에서 철수하는 한편 시리아에 대한 공격도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호르무즈 문제를 중동의 다른 분쟁과 분리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미국은 협상보다 압박에 무게를 싣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에서 이란과의 협상 가능성에 대해 “우리는 그들과 대화하고 싶지 않다”며 “만남 등을 추진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1일(현지시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머틀비치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달린 그레이엄 연방 상원의원 선거 유세에서 연설한 뒤 주먹을 쥐어 보이고 있다. (사진=AFP)
이란은 강하게 반발했다. 이란 외무부는 미국의 새로운 제재를 “국가 테러리즘”이자 “반인도적 범죄”라고 규정하고 각국에 미국의 제재를 이행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이란의 연간 물가상승률은 지난달 66%까지 치솟는 등 전쟁과 원유 수출 봉쇄로 경제적 압박도 커지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의 실제 통항은 여전히 전쟁 이전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미군은 이란이 설치했던 기뢰를 제거해 국제 항로가 열려 있다고 밝혔지만 이란의 공격 위협 때문에 상당수 선박은 통항을 꺼리고 있다. 선박 추적업체들은 현재 통항량이 평시의 약 5~15%에 불과한 것으로 추산했다. 예비 집계에 따르면 지난 27일 호르무즈를 통과한 원자재 운반선은 7척으로 전날 17척보다 줄었다.
미국과 이란은 지난 6월 카타르와 파키스탄의 중재로 휴전으로 이어지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지만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이견으로 합의는 곧 무너졌다. 현재 이란은 외교 재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지만 미국은 당시 합의의 틀로 돌아갈 의사가 없으며 경제적 압박 전략의 효과를 지켜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 조건과 미국의 대이란 경제 압박 완화 여부가 협상 재개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28일(현지시간) 오만 무산담에서 바라본 호르무즈 해협 인근을 선박들이 지나고 있다. (사진=로이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