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戰 반년 만에…트럼프 인기 '뚝'

해외

이데일리,

2026년 8월 30일, 오전 12:00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미국·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한지 6개월이 지나도록 전쟁을 마무리짓지 못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안팎에서 압박을 받고 있다. 중동에 쏟아부은 탄약이 유럽·태평양 전력 공백으로 이어지며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억지력이 약해졌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고유가에 대한 피로감이 확산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집권 1·2기를 통틀어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2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 아자디 광장에 졸파가르 미사일이 전시되어 있다. (사진=AFP)
2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 아자디 광장에 졸파가르 미사일이 전시되어 있다. (사진=AFP)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9일(현지시간) 미군이 이란과 전쟁을 위해 막대한 양의 무기를 유럽과 아시아에서 중동으로 이동시키면서 중국과 러시아의 위협에 대응할 군사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군 내부에서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부 미 당국자는 유럽 내 PAC-3 패트리엇 요격미사일과 에이태큼스(ATACMS) 지대지미사일 재고가 “위기 수준을 넘어섰다”고 평가했다. 정밀타격 미사일과 유도 로켓, 사드(THAAD) 요격미사일, 메롭스 대드론 요격체계도 중동으로 이동했다.

미군은 7월 중순까지 패트리엇 약 1700발과 사드 200발 이상을 사용했고, 해군 함정은 이란 미사일과 드론을 막기 위해 스탠더드 미사일 약 150발을 발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기간 이란은 탄도미사일 1500발 이상과 대형 드론 6000대 이상을 발사했다.

무기 재고 문제로 미 유럽사령부는 이미 작전 계획 일부를 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행정부 안에서는 중국이 가까운 시일 내 대만을 침공하거나 러시아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결속력을 시험할 경우 기존에 세웠던 비상 계획을 온전히 수행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과 일본, 독일 등에서 이동시킨 무기를 다시 채우는 데 수년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 전면전에서 경제적 압박으로 무게 중심을 옮겼지만 이란의 도발을 억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이나 중동 내 기반시설을 다시 공격할 경우 미군의 대비 태세가 다시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전쟁 장기화는 트럼프 대통령의 국내 정치 기반도 흔들고 있다. 전쟁 전보다 미국 평균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1달러 이상 오른 가운데 물가와 경기 불안이 정치적 부담을 키우고 있다. 지난 24일 공개된 로이터·입소스 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33%로 2회 연속 최저치를 기록했다. 공화당이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하원 뿐 아니라 상원 다수당 지위까지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배경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경제와 중간선거보다 자신의 유산을 부각하는 데 더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최근 자신을 조지 워싱턴과 에이브러햄 링컨 등 역대 모든 대통령보다 위에 놓은 이미지를 소셜미디어에 게시했다. 그는 백악관 연회장 및 개선문 건설과 자신의 얼굴을 넣은 기념주화 여권, 국립공원 패스 등도 추진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한 보좌진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래 세대가 자신을 어떻게 기억할지에 집착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최근 역대 대통령의 전기를 즐겨 읽고 있으며 한때 금기시했던 퇴임 후 기념관 건립 계획도 자주 언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WSJ는 “트럼프 대통령은 정책이 후임 대통령에 의해 얼마나 빨리 뒤집힐 수 있는지를 알고 있기에 지우기 어려운 유산을 남기려 노력하고 있다”며 “공화당에선 이러한 모습이 중간선거에서 역효과를 일으킬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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