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감소·이커머스 습격에…日유니클로도 ‘출점전략’ 바꾼다

해외

이데일리,

2026년 8월 31일, 오전 09:36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글로벌 패션기업 패스트리테일링의 제조·유통 일괄(SPA) 브랜드 ‘유니클로’가 일본내 출점 전략을 전면 수정한다. 기존 일반 매장 출점 대신 도심 중심으로 플래그십 매장을 10년내 2배가량 늘릴 계획이다. 일본내 인구 감소와 이커머스(전자상거래) 확산 속에서 유통업계의 성장 축이 ‘양’에서 ‘질’로 이동하는 모습이다.

일본 도쿄 이케부쿠로 인근에 있는 유니클로 매장. (사진=김정유 기자)
일본 도쿄 이케부쿠로 인근에 있는 유니클로 매장. (사진=김정유 기자)
3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유니클로는 10년내 플래그십 매장을 현재의 2배 수준인 20여개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브랜드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각인시킬 수 있는 플래그십 매장 출점으로 ‘저렴한 옷을 대량 생산한다’는 기존 유니클로 브랜드 이미지에서 벗어나겠다는 구상이다.

유니클로는 그간 매장 면적 3000㎡ 규모의 ‘글로벌 플래그십 스토어’를 도쿄 긴자와 오사카 우메다 등에 선보여왔다. 현재 도심에 위치한 플래그십 규모의 매장은 일본내 10개 안팎이다. 일반적으로 플래그십 매장은 도심 중심가나 지역 대표 공간에 들어선다.

야나이 타다시 패스트리테일링 회장은 니혼케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의 모든 주요 도시에 플래그십 스토어가 필요하고, 10년 이내에 이를 실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기에는 도쿄 시부야 등 외국인 관광 수요를 대거 흡수할 수 있는 도심 지역들이 주 대상으로 거론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유니클로의 일본 매장 수는 785개로, 정점을 찍었던 2013년 8월 말의 850여개대비 약 8% 줄었다. 매장 효율화 과정의 결과인데, 이런 흐름은 최근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그간 유니클로는 상업시설 내부나 외곽 도로변을 중심으로 표준형 매장을 대량 출점해왔다. 하지만 이제는 일률적 매장 확대를 지양하고, 출점 지역을 인구 밀집의 도심 지역에 플래그십 매장으로 집중한다는 의미다. 야나이 회장도 인터뷰에서 “모두 플래그십 매장 전략으로 전환할 것”이라며 “단순히 상품만 판매하는 일반 매장은 더 늘려봤자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유니클로의 출점 전략 변화는 일본 사회를 둘러싼 환경과도 맞닿아 있다. 우선 인구 감소다. 일본 인구는 2008년 역대 최고점이었던 약 1억 2815만명을 찍은 후 매년 60만여명씩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기존과 같은 출점 전략은 효과가 둔화될 수밖에 없다.

이커머스의 습격도 한 이유다. 그간 일본은 오프라인 중심의 유통이 발전해왔지만, 최근 현지 Z세대 중심으로 이커머스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 과거와 달리 오프라인 매장은 브랜드 이미지를 전달하고 제품을 체험하는 공간으로 변모 중이다. 온라인 전환에 느린 일본임에도 젊은 층 사이에서의 변화는 상당히 크다. 특히 10~20대 일본 고객 대상의 화장품(뷰티) 시장은 이커머스로 많이 전환된 상황이다.

이미 유니클로는 이같은 플래그십 매장 전략으로 미국, 유럽 등에서 성공을 거둔 바 있다. 예컨대 주요 번화가나 역사적 건축물에 플래그십 매장을 내는 식이다. 때문에 상대적으로 이미지가 약했던 북미와 유럽에서 코로나19 펜데믹 이후 매년 두 자릿수 매출 성장을 이어가고 있고, 글로벌 전체에서의 비중도 20%까지 확대됐다.

유니클로의 이런 전략 변화는 일본과 비슷한 ‘결’을 지닌 한국 유통업계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패션업 불황 속에서도 ‘나홀로 성장’을 해왔던 유니클로조차도 기존 성장 공식이었던 외형 확대 대신 ‘매장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전략을 선회한만큼, 이같은 변화는 유통업계에서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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