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관세 50%' 캐나다 때렸는데, 일본이 우는 이유

해외

이데일리,

2026년 8월 31일, 오후 04:11

[이데일리 신수정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산 자동차에 50%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일본 도요타와 혼다가 가장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두 회사는 캐나다 자동차 생산의 4분의 3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관세가 예정대로 시행되면 일부 현지 생산라인을 폐쇄해야 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일본 도쿄의 한 도요타자동차 대리점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AFP 연합뉴스)
일본 도쿄의 한 도요타자동차 대리점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AFP 연합뉴스)
31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은 현재 25%인 캐나다산 자동차 관세를 50%로 높여 내년 1월 1일부터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시행 전 미국과 캐나다가 합의에 이를 가능성은 남아 있다.

관세 인상의 부담은 캐나다에 대규모 생산기지를 둔 도요타와 혼다에 집중될 전망이다. 두 일본 업체가 캐나다 전체 자동차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5%를 웃돈다.

미국 판매에서도 캐나다산 차량 의존도가 높다. 바클레이스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혼다가 미국에서 판매한 차량 가운데 캐나다 생산분은 약 25%에 달했다. 도요타도 17%를 차지했다. 주요 글로벌 완성차 업체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를 25%에서 50%로 두 배 올리면 두 회사의 가격 경쟁력과 생산 전략 모두 압박받을 수 있다. 줄리 부트 펠럼 스미더스 어소시에이츠 자동차 애널리스트는 “정말 캐나다 자동차 산업을 파괴하고 싶다면 이 관세로 그렇게 할 수 있다”며 도요타와 혼다가 캐나다 조립라인 일부를 폐쇄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캐나다 자동차 산업은 연간 약 120만대를 생산하며 직간접적으로 약 42만7000개의 일자리를 뒷받침한다. 도요타는 캐나다에서 생산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RAV4를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으며 혼다는 CR-V를 공급하고 있다. 두 차종 모두 미국에서 판매량이 많은 SUV다.

관세가 시행되면 양사는 캐나다 생산 차량을 다른 시장으로 돌리고 미국 판매 물량은 다른 공장에서 보충하는 방안을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애널리스트들은 이를 단기간에 실행하기는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미국 수출용 차량은 현지 규제와 소비자 수요에 맞춰 생산되는 경우가 많고 다른 지역의 공장 역시 이미 생산능력에 근접해 가동될 수 있기 때문이다. 스기우라 세이지 도카이도쿄 인텔리전스 래버러토리 수석 애널리스트는 관세가 실제 시행되면 “과거와 비교해 큰 변화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은 이미 일본 자동차업체의 비용 부담을 키우고 있다. 도요타는 지난 회계연도 미국 관세로 약 1조4000억엔의 비용을 부담했다.

도요타는 미국 현지 생산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향후 5년간 미국 사업에 최대 10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으며 여기에는 텍사스에 36억달러를 들여 새 자동차 공장을 짓는 계획도 포함됐다. 멕시코 바하칼리포르니아 공장에서 생산하는 타코마 픽업트럭도 텍사스로 옮길 예정이다.

자동차 사업의 적자를 줄여야 하는 혼다는 관세 부담까지 겹친 상황이다. 혼다의 한 고위 임원은 최근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 자유무역 협상이 연장되지 않으면 북미에 여덟 번째 조립공장을 짓지 않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월 1일 USMCA를 갱신하지 않고 매년 검토하는 방식을 택했다. 다만 3국 간 협상은 계속되고 있다. 현대자동차도 지난해 USMCA를 둘러싼 불확실성 때문에 투자 결정이 늦어지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일본 자동차업체들은 미국 시장을 포기하기도 어렵다. 미국은 도요타와 혼다의 최대 시장인 데다 BYD를 비롯한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사실상 진입하지 못한 시장이다. 동남아시아와 유럽, 중남미에서 저가 중국 전기차와 경쟁이 심해지는 상황에서 미국 사업의 중요성은 더 커졌다.

일본 자동차 부품업체들도 관세 시행 여부를 지켜보고 있다. 로이터와 인터뷰한 일본 부품업체 관계자 2명은 관세가 실제 발효될지 아직 불확실해 대응 계획을 세우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 업체 임원은 “과도하게 반응하지 않으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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