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 노스캐롤라이나주 애슈빌에서 열린 2026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도중 취재진과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AFP)
베선트 장관은 지난달 31일 CNBC방송 인터뷰에서도 “일본 정부와 BOJ가 엔화 강세로 이어질 조치를 취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금리 인상을 뜻하느냐는 질문에는 “시장이 이미 그것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앞서 그는 로이터통신과의 문답에서도 우에다 총재가 통화정책과 관련해 “올바른 일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미국이 이처럼 압박 수위를 높이는 것은 엔화 가치가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지난달 31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한때 160엔 20전까지 올라 지난 7월 미일 공동 개입 이후 가장 약한 수준을 나타냈다. 이후 뉴욕 시장에서 베선트 장관 발언에 힘입어 159엔 70~80전으로 소폭 되돌렸지만 반등 폭은 20전에 그쳤다. 일본 당국이 최근 한 달간 964억달러(약 132조원)라는 사상 최대 규모의 자금을 엔화 매입에 쏟아붓고도 흐름을 되돌리지 못한 셈이다.
압박은 국채시장으로도 번지고 있다. BOJ가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기존 국채를 내다 팔고 있어서다. 국채 가격이 떨어지면 금리(수익률)는 반대로 오른다. 지난달 31일 일본 10년물 국채 금리는 장중 2.95%까지 올라 1996년 이후 약 30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심리적 저항선인 3% 돌파를 눈앞에 둔 것이다. 정부와 기업, 가계의 이자 부담이 그만큼 커진다는 뜻이다.
이런 가운데 일본 재무성은 이날 10년물 국채 입찰에 나선다. 결과는 낮 12시 35분 발표된다. 지난달 입찰 응찰률은 2.56배로 지난해 5월 이후 가장 낮았다.
기무라 류타로 BNP파리바자산운용 선임 채권 전략가는 “9월 회의를 앞두고 투자자들이 관망세를 강화하면 이번 입찰 결과가 다소 부진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10년물 금리 3%를 매력적인 수준으로 보고 매수를 늘리는 투자자도 있을 것이어서 금리가 3%를 크게 웃돌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은 이미 인상 쪽에 무게를 싣고 있다. 오버나이트인덱스스와프(OIS) 시장은 이달 BOJ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약 70%로 반영하고 있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 정부도 조기 인상에 우호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BOJ는 오는 17~18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연다. 지난 6월 기준금리를 0.75%에서 1.0%로 올린 데 이어 추가 인상에 나설지가 관건이다.
세계적으로 장기금리가 동반 상승하고 있다는 점도 베선트 장관에겐 부담이다. 지난달 31일 미 10년물 국채 금리는 장중 4.76%대 후반까지 올라 지난해 1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독일 10년물은 2011년 이후, 일본은 1996년 이후 가장 높다. 각국이 재정을 늘리면서 국채가 쏟아질 것이란 불안이 겹친 결과다. 베선트 장관은 같은 날 애슈빌에서 미 재무부가 장기채를 사들여 없애는 ‘바이백’ 규모를 늘리지 않았다면 금리가 더 높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변수는 재정이다. 다카이치 총리의 확장 재정 기조에 대한 우려가 초장기물에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오는 3일 예정된 30년물 입찰도 주목받고 있다. 이번 주 입찰이 부진하면 매도세가 전 세계로 번져 장기금리를 끌어내리려는 베선트 장관의 노력에도 역풍이 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