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 쓰면 친구 데려와도 돼”…100만원 카드에 미국인들 '분노'

해외

이데일리,

2026년 9월 01일, 오전 09:59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미국 프리미엄 신용카드의 연회비가 오르고 혜택 이용 규정이 까다로워지면서 소비자의 ‘본전 뽑기’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고 3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아메리칸익스프레스(아멕스·Amex)는 지난 7월부터 프리미엄 카드 소지자가 공항 라운지에 동반객을 데려오려면 카드 소지자와 같은 항공편을 이용해야 한다는 새 규정을 도입했다. 이와 별도로 아멕스 센추리온 라운지는 성인 동반객에게 50달러의 입장료를 부과하고 있다.

캐피털원도 올해 초 벤처X 카드 소지자의 무료 라운지 동반객 혜택을 폐지했다. 카드로 연간 최소 7만5000달러(약 1억 200만원)를 결제하지 않는 경우 성인 동반객 한 명을 데려올 때 45달러(약 6만원)를 내야 한다.

카드사들은 동반객 제한이 모든 고객에게 제공되는 혜택의 질을 유지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한다. 프리미엄 카드가 젊은층을 포함해 인기를 끌면서 공항 라운지가 지나치게 붐빈다는 불만이 커졌기 때문이다.

체이스 사파이어 리저브가 월 2회 제공하는 배달 플랫폼 도어대시 크레딧 10달러(약 1만 3000원)도 도어대시가 조건을 변경한 뒤 최소 20달러(약 2만 70000원) 이상 주문해야 사용할 수 있도록 바뀌었다.

혜택의 ‘허점’을 이용해 보상을 극대화하던 방법도 속속 막히고 있다. 일부 아멕스 플래티넘 카드 소지자들은 위탁수하물·와이파이·기내식 등 부대비용에만 쓸 수 있는 200달러(약 27만원) 항공사 크레딧을 우회적으로 항공권 구매에 활용했지만 아멕스는 올해 초 이를 차단했다.

분기마다 제공되는 75달러(약 10만원) 상당의 룰루레몬 크레딧 역시 원칙적으로 기프트카드 구매에는 사용할 수 없다. 그동안 일부 소비자들은 온라인에서 기프트카드를 구매해 이 규정을 우회했지만 최근 이 방법도 막혔다.

아멕스 신용카드(사진=로이터)
아멕스 신용카드(사진=로이터)
WSJ는 최근 들어 일부 프리미엄 카드의 연회비가 1000달러(약 136만원)에 육박하면서 혜택을 둘러싼 신용카드 회사와 고객 간 ‘고양이와 쥐’ 싸움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프리미엄 카드 혜택에 있어 빈틈을 찾아 최대한 많은 보상을 얻으려는 소비자들과 이를 막으려는 신용카드 회사들의 ‘전쟁’인 것이다. 실제 한 아멕스 플래티넘 기존 고객은 최근 연회비가 695달러(약 95만원)에서 895달러(약 122만원)로 오르자 카드 보유 가치가 떨어졌다고 판단했다.

시애틀에서 소셜미디어(SNS)에서 신용카드 관련 콘텐츠를 만드는 라비 와단(39)은 “계속해서 규칙이 바뀌는 시장”이라며 “여기저기 혜택을 조금씩 추가하고 있기는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점점 더 제한적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카드사 입장에서는 당초 의도와 다르게 혜택을 과도하게 이용하는 고객을 막으면서도 동시에 주요 고객층의 불만을 사지 않아야 하는 어려운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WSJ는 짚었다.

아멕스의 미국 소비자 자체상품 부문 수석부사장 리사 칼한스는 회사가 고객들이 각종 혜택을 더 쉽게 찾고 사용 현황을 추적할 수 있도록 투자해왔다고 밝혔다.

뉴욕의 한 컨설팅 회사에서 일하며 소셜미디어에 포인트 활용법을 공유하는 재러드 프리드먼은 “지난 3년 동안 ‘포인트 게임’ 자체가 훨씬 어려워졌다”며 “여전히 얻을 수 있는 가치는 있지만 훨씬 더 많은 시간과 관심이 필요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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