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선트 미 재무장관 (사진=연합뉴스)
소식통에 따르면 실루아노프 장관이 양국의 공동 관심사를 논의하려 하자 베선트 장관이 말을 끊고 “전쟁이 끝날 때까지는 아무것도 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러시아와의 경제 협력이나 제재 완화 문제를 우크라이나 종전과 분리해 논의하지 않겠다는 취지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앞서 미국 당국자는 로이터에 이번 베선트·실루아노프 회담의 핵심 의제가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평화안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재무부는 두 장관이 G20 체제 안에서 금융 협력 문제를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측 소식통의 설명과 러시아 재무부의 발표는 회담에서 강조한 의제에 차이를 보였다.
실루아노프 장관이 G20 회의에 직접 참석한 것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처음이다. 로이터는 그의 대면 참석이 대러 추가 제재를 추진하는 유럽 당국자들의 반발을 불러왔다고 전했다. 유럽이 러시아에 대한 제재 압박을 강화하려는 상황에서 러시아 재무장관이 주요국 재무장관들과 같은 회의에 참석한 점이 논란이 된 것이다.
미국은 러시아의 주요 석유기업을 상대로도 제재를 시행하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해 10월 러시아 주요 석유기업에 제재를 부과했다. 이후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전쟁으로 호르무즈해협을 통한 에너지 공급에 차질이 생기자 베선트 장관은 공급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유조선에 저장된 러시아산 해상 원유의 판매를 허용하는 면허를 발급했다.
이 조치로 러시아산 원유 일부가 다시 시장에 공급되면서 판매 대금의 일부가 러시아로 흘러들어 갔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미국이 대러 제재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국제 에너지 공급 차질이라는 변수에 대응해 제한적으로 예외를 허용한 사례다. 이번 회담에서 베선트 장관이 종전 전에는 경제적 완화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지면서, 에너지 공급 대응을 위한 제한적 예외와 러시아에 대한 포괄적인 경제 관계 정상화는 별개의 사안이라는 미국 측 입장이 다시 드러났다.
베선트 장관과 실루아노프 장관의 이번 회동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미국과 러시아의 고위 경제 당국자가 G20 무대에서 직접 만났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다만 로이터 보도에는 양측이 구체적인 제재 완화 조건이나 경제 협력 방안에 합의했다는 내용은 없다. 미국 측 소식통의 설명대로라면 베선트 장관은 경제 현안 논의에 앞서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우선 조건으로 제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