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기지 상공 정체불명 드론 수두룩…中 연계 의혹

해외

이데일리,

2026년 9월 01일, 오전 11:32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에서 중국이 드론을 이용해 민감한 군사시설 등을 감시·정찰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미 정부 안에서는 누가 대응해야 하는지조차 정해지지 않았다. 중국과의 연결고리 역시 입증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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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기지 위 맴도는 드론…주변서 중국인들 서성

지난달 31일(현지시간) CNN방송에 따르면 미 당국은 지난해 봄 뉴멕시코주 화이트샌즈 미사일 시험장 상공을 닷새간 드나든 드론을 전자전 장비로 기지 주차장에 강제 착륙시켰다. 육군과 연방수사국(FBI), 국토안보부(DHS)에 미확인비행물체(UFO)를 추적하는 국방부 산하 부서까지 참여한 합동 조직이 투입됐다.

인근에는 임대 캠핑카를 타고 온 중국인 일행과, 크루즈선으로 입국해 근처 국립공원에 머물던 중국인 여성이 있었다. FBI는 이들이 중국 정보기관과 연계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군과 관세국경보호청(CBP)에 통보했다. 하지만 중국 대사관은 “근거 없는 추측과 선정적 과장”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2024년 가을에도 같은 기지 상공에 비슷한 드론이 나타나 CBP 요원들이 약 56㎞를 뒤쫓았지만 멕시코 영공으로 넘어가 놓쳤다. 누가 왜 날렸는지는 끝내 밝혀내지 못했다.

미군 시설 상공의 드론 침범은 셀 수 없이 많다. 대부분은 취미로 날리는 사람들이고, 일부는 마약을 제3의 장소로 실어 나르는 카르텔이 띄운 것이다. 문제는 외국 요원의 정찰로 의심되는 사례가 섞여 있다는 점이다. 값싼 드론이 퍼지면서 감시 비행은 쉬워진 반면 이를 추적하고 막기는 훨씬 어려워졌다고 CNN은 짚었다.

테러 가능성도 우려된다. 최근 뉴저지주에서 농약 살포용 드론 15대가 도난당했다가 회수되면서 미 당국자들이 가슴을 쓸어내리는 일도 있었다. 화학무기 운반 수단이 될 수 있는 데다, 우크라이나가 드론 117대로 수천㎞ 떨어진 러시아 군용기 최소 12대를 파괴한 사례로 위험성이 입증됐기 때문이다.

미 정부 소식통은 이란 대리 세력이나 이슬람국가(IS) 같은 테러 조직의 구체적 계획 징후는 없다면서도, 기회 자체는 열려 있다고 경고했다.

◇“모두의 문제인 탓에 아무의 문제도 아닌 상황”

문제는 미 정부에 드론 침범을 탐지하고 무력화하는 일을 맡은 단일 기관이 없다는 점이다. 한 미국 당국자는 “모두의 문제이기 때문에 결국 아무의 문제도 아니라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2023년 말 정체불명의 드론 무리가 버지니아주 공군기지 상공을 17일간 날아다녔을 때가 대표적이다. 지휘 체계가 없어 혼란이 이어지자 자문 역할만 하는 합동참모본부가 나서 임시 조직을 꾸렸다. 당시 상황을 아는 한 전직 당국자는 “서커스였다. 창피한 일이었다”고 털어놨다.

이후 로이드 오스틴 당시 미 국방장관은 본토 방어를 맡는 노던사령부를 조정 기관으로 지정했다. 기지 상공에 드론이 뜨면 지역 경찰과 FBI, DHS 등이 화상회의를 열어 누가 장비를 옮기고 비용을 댈지 정한다. 중앙정보국(CIA)이 청사를 위협하는 드론을 강제 착륙시킬 권한을 의회로부터 받은 것도, 주·지방 정부의 권한이 확대된 것도 올해 들어서였다.

허점은 여전하다. 올해 2월에는 국방부가 항공 당국과 조율하지 않고 대드론 레이저 시험을 허용해 텍사스주 엘패소 공항이 여덟 시간 멈춰 섰다. 2주 뒤에는 미군이 CBP가 운용하던 무인기를 레이저로 잘못 격추했다. 민간이 소유한 데이터센터는 CIA 등의 민감한 자료를 보관하면서도 누가 지켜야 하는지 불분명하다.

화이트샌즈 작전은 기관 간 협업이 통한 사례로 꼽히지만 한 전직 당국자는 “우리는 끝나려면 한참 멀었고, 여전히 매우 취약하다”고 꼬집었다.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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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연계 의심되지만 입증은 난망

드론으로 미군 시설을 정찰하려 한 정황 뒤에 중국이 있다는 의심은 꾸준히 제기되지만, 실체를 파악하기는 어렵다. 미 당국자들은 중국이 훈련받은 요원 대신 유학생이나 본토에 가족이 있는 중국계 미국인 등 민간 대리인을 쓴다고 전했다. 침범 하나하나를 중국 정보기관의 지시와 연결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2024년 가을 반덴버그 우주군기지 상공에서 드론을 날리던 중국인이 체포됐을 때도 그의 기기에서 여러 지역을 찍은 항공사진이 나왔지만, 검찰이 받아낸 것은 비행금지 구역 비행이라는 경범죄 유죄 인정뿐이었다. 형량은 4개월에 그쳤다.

중국의 위협이 과장됐다는 주장도 있다. 미 방첩 당국은 미국 내 중국인 가운데 수상한 행동을 하는 이들을 추적하는데, 애초에 중국인을 들여다보고 있으니 적발되는 조종자도 중국인이 많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 전직 방첩 당국자는 24시간 내리 운전하다 차에서 잠을 자고 집으로 돌아가는 사례를 들며 “그런 일이 자주 벌어지고 이상하지만, 설명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또 공산당이 우선순위를 공개하면 이른바 ‘정보 사업가’들이 값어치 있어 보이는 정보를 알아서 수집하러 나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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