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기후 위기로 인한 재난은 향후 더 가속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일 유엔환경계획(UNEP) 내놓은 기후변화 보고서는 지구 기온을 산업화 이전대비 1.5도 이하로 제한하자는 파리협정의 목표 달성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11년만에 인정했다. 또한 보고서는 “1.5도를 돌파한 향후 수십년간 더 많은 사람들이 죽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는데, 기후변화에 따른 재난이 더 빈번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같은 기후의 불안정성은 최근 재난의 형태도 복합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재난 관련 전문가인 최명기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교수는 “기후 변화로 인해 과거처럼 산사태·폭염 등 단건의 재난이 아닌 여러 재난들이 융복합적으로 닥치는 상황이 빈번해지면서 재난이 더 대형화하고 있다”며 “사회 인프라가 고밀도화하면서 복합재난의 범위를 더 확대하고 있는 것도 있다”고 진단했다.
네팔의 에베레스트 등반 베이스캠프 모습. (사진=AP/연합뉴스)
2022년 파키스탄에서 발생한 홍수도 유사하다. 봄철에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진 후 히말라야와 카라코람 일대에 빙하 융수가 증가했고, 강한 몬순(바람의 방향이 바뀌는 계절풍)까지 겹치면서 전국 곳곳에서 홍수가 발생했다. 당시 홍수로 1700명 이상이 죽고 3300만명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 고산 빙하의 변화가 대형 재난으로 번지는 대표적인 복합재난이다.
또 다른 사례는 2019년 발생한 호주의 대형 산불이다. 장기 가뭄이 산림 생태계를 건조시키고, 대형 산불로 번져 대규모 연기·대기오염까지 확산시켰다. 산림이 사라지고 토양이 물을 흡수하지 못하면 집중호우때 토사 유출과 돌발 홍수 위험을 키운다. 독립된 재난이 아닌 후속 재난의 위험을 키우는 역할을 한다는 의미다. 최근 미국, 캐나다 등 북미지역에서도 이같은 패턴의 재난들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기후 변화에 따른 재난 자체를 원천 차단하는 건 쉽지 않다. 때문에 일각에선 기후 재난이 복합적으로 변화하고 있는만큼 각 국가들의 대응 체계도 바뀔 필요성이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예컨대 과거처럼 단일 재난 기준으로 수위나 범위에 따라 1·2·3단계로 나누는 현재 방식은 의미가 없어질 것이란 의미다. 네팔 대홍수만 하더라도 단계를 따지기도 전에 불과 몇분만에 피해가 극대화돼 대응 시간이 부족했다. 대응 체계 전반을 바꾸지 않으면 재난 피해를 더 키울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이에 대해 최명기 교수는 “기존에 발생했던 재난 통계치 자체가 큰 의미가 없어지면서 현재 대응 체계 전반을 새로 설계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자금이 많이 들더라도 복합재난에 대응해 설계 기준 자체를 기간·범위 등에 있어 더 고도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네팔 사태를 보더라도 사람들이 대피할 시간도 없이 피해를 더 키웠는데, 대피 방식에 대한 매뉴얼도 전면 바꿔야 한다”며 “인공지능(AI)을 통한 사전 예측이나 시뮬레이션을 통해 기상 상황 및 재난 형태 등을 조합하는 식으로 재난 대응 전략을 강화하고, 타 국가들과의 기상 데이터 공유도 더 원활히 진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