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토퍼 월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가 3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로이터 넥스트(Reuters NEXT) 인터뷰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현재 연준 연방기금금리 목표범위는 연 3.50~3.75%다. 월러 이사는 현재 금리 수준이 총수요를 “약간만 제약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물가가 다시 빨라질 경우 인상으로 돌아설 가능성도 열어뒀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뜨겁게 나온다면 금리 인상을 고려할 것”이라며 “2%를 향한 진전이 8월에 되돌려졌다는 증거가 나타난다면 정책 기조를 소폭 조정하는 것이 다시 물가 둔화 흐름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월러의 선택을 가를 핵심은 다음 주 발표되는 8월 물가다. 연준은 오는 15~1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를 확인한다. 월러는 자신의 금리 결정이 “8월 인플레이션에서 무엇을 확인하느냐에 크게 좌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월러가 당장 인상보다 동결 쪽으로 기운 것은 최근 물가 흐름이 연간 상승률이 보여주는 것보다 개선되고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7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와 근원 PCE 가격지수는 모두 전월 대비 0.2% 상승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각각 3.7%, 3.3% 올랐지만 월러는 12개월 상승률이 “현재 인플레이션이 어디에 있는지를 보여주는 최선의 지표는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지표의 3개월 상승률이 지난 2월 4.76%에서 최근 3.05%까지 내려왔다며 “상당한 개선이고 하락 속도도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관세 인상의 물가 영향은 상당 부분 이미 반영됐고 중동 전쟁에 따른 높은 에너지 가격도 다른 품목과 서비스 가격으로 광범위하게 번지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에너지 가격 재상승과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따른 기술제품 가격 압력, 추가 관세 가능성은 물가의 상방 위험으로 꼽았다.
월러 이사는 금리를 서둘러 올렸다가 물가가 실제로 둔화하는 상황에서 불필요하게 긴축할 위험도 경계했다. 그는 존 레넌의 노래 ‘평화에 기회를 줘(Give Peace a Chance)’를 빗대 “디스인플레이션에 기회를 주자(Give disinflation a chance)”며 “한 차례 회의 정도 기다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0.25%포인트 금리를 올린다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로 내려오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오는 4일 발표되는 8월 고용보고서에는 상대적으로 적은 무게를 뒀다. 월러는 미국 경제가 견조하고 노동시장도 비교적 안정적이라며 현재 정책 판단의 초점을 물가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8월 고용지표도 노동시장이 “만족스러운 상태”에 있음을 확인할 것으로 예상했다.
월러의 판단은 최근 금리 인상 가능성을 강하게 경고한 케빈 워시 연준 의장과 다소 온도 차를 보인다. 워시는 지난주 잭슨홀 연설에서 최근의 월간 물가 둔화만으로 기조적인 인플레이션이 충분히 개선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2% 목표를 향하고 있다는 확신을 얻지 못하면 연준이 “해야 할 일이 있다”고 밝혔다. 반면 월러는 최근 물가의 개선 가능성을 좀 더 인정하며 한 차례 더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시장도 즉각 반응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3일 오전 11시 기준 금리선물 시장은 오는 15~1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확률을 50.2%, 동결할 확률을 49.8%로 반영했다. 월러 발언 전 60%대였던 인상 확률이 사실상 동전 던지기 수준까지 내려온 것이다. 미 국채금리도 월러 발언 이후 하락했다.
미 연준의 9월 기준금리 결정 확률 (단위: %, 자료: CME 페드워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