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 '잘 푸는 법' 따로 있다…"한쪽씩 풀어야 귀 부담 줄어”

해외

이데일리,

2026년 9월 04일, 오후 09:32

[이데일리 김윤정 기자] 코를 올바르게 푸는 방법부터 바퀴벌레의 우유, 땅에 묻힌 속옷까지. 일상에서는 좀처럼 연구 대상으로 떠올리기 어려운 독특한 주제를 파고든 과학자들이 올해 이그노벨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본 이미지는 AI 기술을 활용해 제작됐습니다)
(본 이미지는 AI 기술을 활용해 제작됐습니다)
3일(현지시간)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린 이그노벨상 시상식에서는 모두 10개 연구팀이 상을 받았다. 이그노벨상은 미국 과학 유머 잡지 ‘불가능한 연구 연보’가 매년 ‘먼저 웃게 하고, 그다음 생각하게 하는’ 연구에 수여하는 상이다.

올해 의학상은 고(故) 우미노 도쿠지 아사히카와의과대학 교수 등이 1977년 발표한 ‘올바르게 코 푸는 법’ 연구에 돌아갔다. 연구진은 코를 푸는 방식에 따라 호흡 기능과 귀에 가해지는 압력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살폈다.

그 결과 코를 한꺼번에 풀기보다 한쪽씩 풀고, 코를 풀기 전 가볍게 숨을 들이마시면 세게 풀더라도 귀에 미치는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결론을 냈다.

2022년 세상을 떠난 우미노 교수를 대신해 시상식에 참석한 다카하라 미키 아사히카와의과대학 교수는 “누구나 매일 당연하게 하는 일을 진지하게 과학적으로 연구한 점이 평가받았다”며 “과학이 보편적이라는 사실을 새삼 일깨워준다”고 말했다.

화학상 역시 일본 연구진이 포함된 팀이 차지했다. 일본 고에너지가속기연구기구(KEK) 등이 참여한 연구진은 2016년 바퀴벌레가 만들어내는 젖의 결정을 X선 자유전자레이저로 분석했다. 연구진은 이 물질이 우유보다 약 3배 높은 에너지를 함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 밖에도 사람의 키스가 어떻게 진화했는지를 추적한 연구, 사람이 입던 속옷을 흙에 묻은 뒤 섬유가 분해되는 과정을 통해 토양 속 생물 활동을 분석한 연구 등이 상을 받았다. 속옷 연구에는 25개국 이상에서 약 1000벌이 활용됐다.

죽은 생물을 이용해 3D 프린팅 기술을 개발한 연구진과 독사가 사람을 무는 상황을 알아보기 위해 뱀의 몸 여러 부위를 직접 밟아본 연구팀도 수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시상식은 35년 만에 처음으로 미국이 아닌 곳에서 열렸다. 주최 측은 미국 방문자들의 비자 발급과 입국에 대한 우려가 커진 점을 이유로 들었다. 내년 행사는 벨기에 앤트워프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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