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명 이동…에너지 공기업 통합 본사 어디로

해외

이데일리,

2026년 9월 07일, 오전 06:01

[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정부가 발전 5개사와 석유·가스공사를 각각 하나로 합치기로 하면서 통합 본사 소재지 결정이 새로운 숙제로 떠올랐다.

통합 본사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수천명의 인력과 기관 기능, 지역경제의 이해관계까지 달라지는 만큼 단순한 조직 통합을 넘어 공공기관의 지역 배치 지도를 다시 짜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4일 서울 여의도 한국전력 남서울본부에서 발전 5개사 및 노동조합과 발전공기업 통합방안에 대한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기후부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4일 서울 여의도 한국전력 남서울본부에서 발전 5개사 및 노동조합과 발전공기업 통합방안에 대한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기후부
6일 산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공공기관 기능개혁 추진방안’을 발표하고 에너지 공공기관의 통합·재편에 본격 착수했다. 발전 5개사를 가칭 ‘한국발전’으로 통합하고, 한국석유공사와 한국가스공사도 ‘에너지자원공사’로 합치는 방안이다.

당장 관심이 쏠리는 곳은 발전 5개사의 통합 본사를 어디에 둘 것인가다. 현재 한국동서발전은 울산, 한국서부발전은 충남 태안, 한국중부발전은 충남 보령, 한국남동발전은 경남 진주, 한국남부발전은 부산에 각각 본사를 두고 있다.

문제는 5개사가 하나로 합쳐지더라도 기존 본사 가운데 한 곳에 통합 본사를 두기는 쉽지 않다는 점이다. 각 발전사 본사 건물은 약 5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지만, 통합 이후 한 법인에 속하는 본사 인력만 1800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정부도 기존 발전사 본사가 있는 5개 지역 가운데 한 곳을 선택하는 방안뿐 아니라 제3의 지역에 통합 본사를 새로 마련하는 방안까지 열어놓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4분기 구체화할 2차 공공기관 이전 정책 발표에 통합 본사 소재지가 포함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에 따라 통합 본사를 둘러싼 지자체 간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통합 본사가 들어설 경우 수천명에 달하는 직원과 가족은 물론 관련 업무와 협력업체 등이 영향을 받을 수 있어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현재 기존 발전 5사 본사가 위치한 충남·경남·부산·울산은 물론 한국전력 본사가 있는 전남 나주까지 유치전에 뛰어들면서 지역 간 경쟁이 한층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석유공사와 가스공사의 통합에서도 본사 소재지가 어려운 숙제 중 하나다. 가스공사 본사가 속한 대구와 석유공사 본사가 있는 울산은 이미 본사 유치 경쟁을 시작할 정도다.

전문가들은 통합 본사의 입지를 결정할 때 단순히 어느 기관의 규모가 더 큰지를 따질 것이 아니라 재무상황과 지역경제 기여도, 기존 시설과 기능을 어떻게 재배치할 것인지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미래에너지융합학과 교수는 “석유공사는 현재 자본잠식이 심하고 매출이나 영업이익도 없는 상황에서 정부 출연금으로 운영되고 있는 반면, 가스공사는 지방소득세나 법인세를 많이 내는 기업으로 대구 지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고 평가했다.

본사 위치를 둘러싼 지역 간 경쟁이 통합 자체의 목적을 가려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 교수는 “일본은 석유와 천연가스를 함께 다루는 기업이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했고 해외 자원개발도 성공적으로 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석유와 천연가스를 함께 다루는 기업을 만들어 석유 비축과 천연가스 공급을 원활하게 하는 것은 물론 해외 자원개발까지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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