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조선까지 때린 美·이란…호르무즈 통항 다시 급감

해외

이데일리,

2026년 9월 07일, 오전 09:42

[이데일리 신수정 기자] 미국과 이란이 유조선을 잇달아 공격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원자재 운반선이 5월 이후 가장 적은 수준으로 줄었다. 미국과 이란의 군사 충돌이 원유와 곡물, 금속 등을 운송하는 상선으로 번지면서 주요 에너지 수송로의 운항 위험이 다시 커지고 있다.

오만 무산담에서 바라본 호르무즈 해협 인근의 선박들. (사진=로이터)
오만 무산담에서 바라본 호르무즈 해협 인근의 선박들. (사진=로이터)
7일 로이터통신이 해운 데이터 분석업체 케이플러(Kpler)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데 따르면 최근 10일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원자재 운반선은 하루 평균 10척으로 집계됐다. 지난 5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10일 이동평균 기준 통항량은 지난 4일 15척을 웃돌았지만 5일에는 약 13척, 6일에는 10척으로 감소했다.

하루 단위로 보면 감소세가 더 뚜렷하다. 지난 5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선박은 2척에 그쳤고 6일에도 6척에 머물렀다. 대부분 이란 측 항로를 이용했다.

선박 통항이 급감한 것은 미국과 이란이 유조선 등을 공격하며 해상 충돌 수위를 높인 직후다. 미 중부사령부는 지난 5일 미군이 이란 유조선 3척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공격 대상에는 이란의 핵심 원유 수출 거점인 하르그섬 인근에 있던 유조선도 포함됐다. 미군은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역내 미 군함을 공격한 데 따른 조치라고 밝혔다.

이란도 맞대응했다. IRGC 해군은 같은 날 호르무즈 해협에서 허가받지 않은 항로를 이용하던 유조선 3척과 다른 해역에 있던 미국 선박 3척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해양정보업체 마리스크스(Marisks)에 따르면 미군이 공격한 이란 유조선은 다우니(Downey), 스타크Ⅰ(Stark I), 카일로(Kylo) 등 3척이다. 카일로는 녹센(Noxen)이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져 있다.

마리스크스는 이번 공격을 해상 충돌의 “중대한 확전”으로 평가했다. 군사적 충돌과 상업용 선박의 경계도 약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마리스크스는 “상업용 유조선이 이제 상호 경제적 압박 수단으로 의도적으로 사용되고 있다”며 “군사적 대치와 상업 해운 사이에 존재했던 구분이 크게 약화됐다”고 밝혔다.

특히 이란 또는 이란과 연계된 선박의 운항 위험을 “극도로 높은 수준”으로 평가했다. 호르무즈 해협과 오만만을 운항하는 미국 관련 선박이나 미국의 호위를 받는 선박도 위험이 상당히 높아졌다고 봤다.

선박 피격은 이미 반복되고 있다. 영국 해사무역기구(UKMTO)에 따르면 지난 7월 6일 이후 호르무즈 해협과 인근 해역을 운항하던 선박이 발사체에 맞은 사례는 27건에 달한다.

원자재 운송에도 차질이 나타나고 있다. 케이플러에 따르면 6일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1척과 금속·곡물·유지종자 등을 실은 벌크선 3척이 호르무즈 해협으로 진입했다.

반대 방향의 운항은 더 제한적이다. LSEG 자료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항구에서 정제유를 싣고 출항한 유조선 1척이 해협을 빠져나가려다 되돌아갔다.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간 VLCC는 지난 2일 이후 한 척도 없었다고 케이플러는 집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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