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가 두 배"…日개미들 국채 사재기, 은행권은 초비상

해외

이데일리,

2026년 9월 07일, 오후 05:24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일본 개인 투자자들이 국채로 몰리고 있다. 30년 넘게 이어진 초저금리가 깨지면서 은행에 묶어둔 돈보다 나라에 빌려준 돈이 더 많은 이자를 안겨주게 됐기 때문이다. 20~30대 젊은층까지 뛰어들었다.

(사진=AFP)
(사진=AFP)
7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에 따르면 개인용 국채를 파는 일본의 온라인 증권 4개사(SBI증권·라쿠텐증권·미쓰비시UFJ e스마트증권·마넥스증권)의 올해 1~6월 판매액은 5400억엔(약 4조 6640억원)을 넘어 지난해 같은 기간의 4.4배로 급증했다.

투자자들이 국채로 눈을 돌리는 이유는 단순하다. 이자 수익이 훨씬 많아서다. 지난 3일 모집을 시작한 10년 만기 변동금리형 개인용 국채의 금리는 연 1.95%로, 일본 대형은행의 10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1.25%)를 0.7%포인트 웃돈다. 이달 모집분 기준 5년 만기 고정금리형은 연 2.24%에 달한다. 다만 이자에는 20.315%의 세금이 원천징수돼 실제 손에 쥐는 금리는 표면 금리보다 낮다.

그렇더라도 불과 2년여 전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운 수치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 변화다. 일본은행(BOJ)이 2024년 3월 마이너스 금리를 해제할 당시 개인용 국채 금리는 3년물이 0.05%, 5년물이 0.25%에 그쳤다.

이후 BOJ가 단계적으로 금리를 올려 지난 6월 기준금리를 연 1.0%까지 끌어올렸고, 인플레이션과 지정학적 위험까지 겹치며 일본 10년물 국채 금리는 올해 들어 2%를 웃도는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시장금리가 뛰자 개인용 국채 금리도 따라 올랐다.

개인이 접근하기 쉬운 상품 구조도 수요를 끌어모으는 데 한몫했다. 개인용 국채는 1만엔(약 8만 6000원)부터 살 수 있고 만기까지 들고 있으면 원금이 보장된다. 발행 1년이 지나면 중도 환금도 가능하다. 금리가 더 높은 쪽으로 갈아타는 움직임도 뚜렷해 올해 1~7월 누적 발행액에서는 5년 만기 고정금리형이 세 상품 합계의 51%가량으로 1위였다.

수요층도 젊어졌다. SBI증권에 따르면 몇 년 전까지 40~60대가 대부분이던 구매자 가운데 지금은 20%가 30대 이하다. 한 번에 수만엔씩 소액으로 사는 사람이 늘었다. 소액투자비과세제도(NISA)로 투자에 입문한 초보자들이 자산 구성을 분산하는 차원에서 채권을 담기 시작한 영향도 크다. NISA는 2024년 1월 비과세 기간이 무기한으로 바뀌고 납입 한도도 크게 늘면서 일본의 투자 인구를 끌어올린 제도다. 복수의 온라인 증권사는 구매자 대부분이 은행에 넣어둔 대기성 자금을 옮기고 있다고 전했다.

전체 개인용 국채 시장 규모도 급팽창했다. 일본 재무성에 따르면 올해 1~8월 개인용 국채 발행액은 6조 1967억엔(약 53조 521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67배에 달했다. 지난해 1년치(5조 2805억엔)를 이미 넘어선 것이다. 특히 지난달 발행분은 1조 177억엔으로, 세 종류를 매달 발행하기 시작한 2014년 1월 이후 처음으로 월간 1조엔을 돌파했다.

돈이 국채로 빨려 들어가자 은행권은 긴장하고 있다. 여야에서 개인용 국채에 상속세 감면 등 세제 혜택을 주자는 안이 잇따라 나오면서다. 금융청과 재무성은 지난달 26일 자민당에 제시한 2027년도 세제 개정 요구안에 세제 우대 검토를 포함시켰다.

하지만 대형은행 간부들은 올봄부터 정치권과 관가를 돌며 세제 우대에 대한 반대 의견을 전달해왔다. 한 간부는 닛케이에 “예금에 과도한 부담이 걸릴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증권사들은 수수료가 낮아 이익이 적은데도 판매에 힘을 싣고 있다. 취급하지 않으면 고객을 뺏길 수 있어서다. SBI증권은 “기업의 회사채 발행을 인수하는 업무에서도 채권을 사는 개인 고객을 많이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 강점이 된다”고 설명했다. 라쿠텐증권은 올가을 30년물 등 초장기 국채도 개인에게 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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