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21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CATL의 테크 데이 행사에서 참석자들이 배터리 전시 제품을 보고 있다. (사진=AFP)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ESS용 배터리 셀은 중점 파악 분야 중 하나로 아직 계획 단계거나 공식 착공 전인 사업은 승인과 추진을 잠정 보류하고 있다. 다만 현재 등록돼 건설 중인 프로젝트는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이번 조치가 전면적인 증설 중단을 뜻하는 것은 아니며 시장의 실제 수요에 따라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그럼에도 이번 조치에 관심이 가는 이유는 중국 정부가 리튬배터리 산업의 공급 과잉을 본격적으로 들여다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중국은 지난해부터 주요 공급 과잉 산업에 대해 본격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다. 경제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주요 산업에서 업체들이 앞다퉈 대규모 제품을 공급했으나 최근 경기 침체 여파와 맞물리면서 수급 불균형이란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산업이 대규모 공급이 이뤄졌던 철강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 7월 중국의 조강 생산량은 7693만t으로 전년동월대비 3.6% 감소하는 등 구조조정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중국 경제의 성장동력이었던 신삼양(전기차·태양광·배터리)도 구조조정 대상이다. 가장 먼저 정리 작업에 들어간 태양광의 경우 올해 상반기 태양광 패널 생산량이 201기가와트(GW)로 전년동기대비 35%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기차 역시 내부 출혈경쟁 규제인 ‘반내권’ 정책으로 과도한 마케팅 등이 제한을 받고 있다.
배터리 산업에 대한 단속도 예고된 상태였다. 로이터통신은 중국 배터리 산업의 신규 증설 중단과 관련해 “중국의 에너지 저장 산업은 재생에너지 확장과 함께 빠르게 확장했으나 태양광 패널과 전기차 제조 등 다른 산업과 마찬가지로 제조업체들은 치열한 경쟁과 가격 하락으로 인해 점점 더 큰 압박을 받고 있다”고 지목했다.
중국 재정부는 7월 배터리·태양전지에 대한 소비세 조정안을 발표해 리튬배터리 등에 이달부터 2%, 내년 9월 1일부터 4%의 소비세를 적용키로 했다. 앞서 4월 중국 공업정보화부는 배터리 산업의 가격 경쟁과 과잉투자를 관리하고 생산능력 사전 경보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이에 본격적인 후속 조치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 경제 매체 디이차이징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의 ESS 배터리 생산량은 400GWh로 전년동기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 올해 계획된 규모는 800GWh로 실제 글로벌 시장 수요를 초과할 것이란 예측이다.
중국 에너지기업 엔비전의 톈칭췬 수석 부사장은 최근 열린 세게 배터리 콘퍼런스에서 “(에너지) 과잉 용량이 발생하면 기업들은 태양광 산업의 실수를 반복하며 현금 흐름과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한 가격 전쟁에 빠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면서 “궁극적으로 국가의 전반적인 이익과 산업의 국제적 이미지에 해를 끼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으로 중국 정부가 배터리 산업의 전체적인 수급 현황을 파악하게 되면 본격적 구조조정 작업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과정은 세계 시장에서 중국과 경쟁하고 있는 한국 등의 배터리 업계에서도 큰 관심을 보일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