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사진=AFP)
이번 조치는 미국이 지난달 22일부터 약 200억달러 규모의 캐나다산 제품에 최고 50%의 관세를 부과한 데 따른 ‘달러 대 달러(dollar-for-dollar)’ 보복이다. 캐나다 정부는 미국이 부과한 관세율까지 맞추는 ‘레이트 포 레이트(rate-for-rate)’ 방식으로 대응했다.
양국은 지난달까지만 해도 무역전쟁을 끝낼 합의에 근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8일 양측이 잠정 합의에 도달했다고 발표했지만 세부 조건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협상이 결렬됐다. 미국과 캐나다는 이후 상대방이 막판에 무리한 요구를 내세워 협상을 무산시켰다며 책임 공방을 벌이고 있다. 현재 양국 정부 간 새로운 협상 일정도 잡히지 않은 상태다.
관심은 트럼프 대통령의 재보복 여부로 옮겨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그동안 상대국의 보복관세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혀왔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추가 관세는 물론 특정 캐나다산 제품의 수입 금지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캐나다산 자동차와 트럭, 자동차 부품에 대한 관세를 내년 1월부터 50%로 올리겠다고 위협한 상태다. 전날에는 캐나다 항공기 제조업체 봄바디어를 직접 겨냥해 미국 내 판매를 막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봄바디어는 미국 내 2800개 이상의 공급업체와 거래하고 있어 판매 제한이 현실화할 경우 미국 공급망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미국의 추가 보복이 현실화하면 양국이 서로 관세를 높이는 ‘보복의 악순환’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 캐나다는 올해 전체 수출의 약 68%를 미국에 보내고 있다. 다만 미국으로 향하는 수출 가운데 약 80%는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에 따른 면세 혜택을 받고 있어 현재까지 관세전쟁의 충격을 일정 부분 완충하고 있다.
지난 2024년 5월 1일(현지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미시소가에 위치한 항공기 제조업체 봄바디어 공장에서 비즈니스 제트기가 생산되고 있다. (사진=로이터)
다만 협상의 문이 완전히 닫힌 것은 아니라고 봤다. 커틀러 부회장은 “양자 합의는 여전히 가능하다”며 “협상이 결렬됐을 당시 테이블에 남아 있던 쟁점들은 해결할 수 있지만 고위급의 정치적 의지와 신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양측 모두 협상 재개에 지나치게 적극적인 모습을 보일 경우 약하게 비칠 것을 우려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커틀러 부회장은 관세의 경제적 피해가 가시화하면 트럼프 행정부가 기업과 의원들로부터 합의 압력을 받게 될 것이라며 특히 캐나다와 교역이 많은 미시간과 위스콘신 등 북부 지역에서 이런 압력이 클 것으로 내다봤다.
가장 큰 변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다음 선택이다. 커틀러 부회장은 “현재 가장 큰 미지수는 미 행정부가 추가적인 확전 조치에 나설지, 나선다면 어떤 방식으로 언제 할 것인지”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스타일을 감안하면 추가 자동차 관세가 예정된 내년 1월까지 4개월을 기다릴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관세로 인한 경제적 고통이 양국을 다시 협상 테이블로 끌어낼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당분간 추가 충돌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커틀러 부회장은 “미국과 캐나다 기업들은 안전벨트를 매고 추가 확전에 대비하는 것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거의 없다”며 “이는 관세 인상이나 제품 수입 금지를 넘어설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웬디 커틀러 아시아소사이어티 정책연구소(ASPI) 부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