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와 예멘 국경의 알와디아 국경검문소 인근에서 트럭들이 불타며 폭발하고 있다. 후티 반군은 사우디 영토에서 넘어오던 트럭들을 겨냥해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사진=로이터)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 위성사진에는 지잔 정유시설에서 짙은 검은 연기가, 아브하의 석유 유통시설에서는 흰 연기가 솟아오르는 모습이 포착됐다. 사우디 당국은 여성과 어린이를 포함해 73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일부 에너지 시설의 운영도 중단됐다. 이번 공격은 지난 2월말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격으로 중동전쟁이 시작된 이후 사우디 본토를 겨냥한 최대 규모 공격 중 하나로 평가된다.
후티 측은 사우디가 예멘에 보복 공습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후티가 통제하는 매체는 사우디 전투기가 수도 사나 동쪽 주바 지역과 남서부 타이즈 지역 등을 공습했다고 보도했다. 투르키 알말키 사우디 주도 연합군 대변인은 후티를 억지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작전 조치를 취하고 적대적 행위에 단호히 맞설 것”이라고 밝혔다. 후티 측은 사우디가 먼저 예멘에 대규모 공습을 가해 전쟁을 확대했다며 추가 대응을 예고했다.
8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아브하의 사우디 아람코 석유 저장시설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사우디 주도 연합군은 친이란 예멘 후티 반군의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사진=로이터)
그는 이어 “미국은 사우디아라비아와 매우 강력한 방위·군사 관계를 맺고 있으며 우리는 상황을 매우 면밀하게 지켜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미국이 사우디 지원을 위해 군사적으로 개입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국방부에 문의하라며 구체적인 대응 방침을 밝히지 않았다. 이날 별도의 관련 발표도 없을 것이라고 했다.
사우디와 후티의 충돌이 위험한 것은 중동의 핵심 원유 수송로 두 곳이 동시에 위협받고 있기 때문이다. 걸프 지역의 원유 수출은 이란과 미국의 충돌 이후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크게 위축되면서 이미 심각한 차질을 빚고 있다. 전쟁 전에는 전 세계 원유 공급의 약 20%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다. 지난 7일 이 해협을 통과한 원자재 운반선은 7척에 불과했다고 원자재 분석업체 케플러는 집계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사진=AFP)
파이살 빈 파르한 사우디 외무장관은 이날 모스크바에서 “사우디는 항상 평화와 외교적 해법을 지지한다”면서도 “자국을 방어하고 이익을 보호하며 예멘의 안보와 안정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확전 우려는 국제유가를 다시 밀어올렸다. 이날 브렌트유는 장중 배럴당 99.46달러까지 올라 지난 7월24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며 100달러선을 위협했다. 이후 상승폭을 일부 반납해 오후 3시10분 기준 98.56달러에 거래됐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93.57달러에 거래되며 2%대 강세를 보였다.
특히 이번 공격은 호르무즈 해협의 공급 차질이 사우디와 홍해까지 확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경계감을 키우고 있다. 호르무즈를 피해 확보한 우회 수송로까지 흔들릴 경우 중동산 원유 공급 차질이 장기화하면서 국제유가와 글로벌 물가에 추가적인 상승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있다.
지난 7일(현지시간) 이란 남부 항구도시 반다르아바스 앞 호르무즈 해협을 선박들이 지나고 있다. (사진=AF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