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캐나다 온타리오주 윈저와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를 잇는 고디하우 국제대교를 통해 트럭 한 대가 미국으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AFP)
유제품 일부와 종이·목재 제품, 알루미늄 제품, 가구, 매트리스에는 같은 날부터 50% 관세가 붙는다. 29일 이전에 들여왔더라도 통관을 마치고 소비용으로 반출되지 않은 물량은 그대로 50% 관세를 물어야 한다. 반면 소금과 화장지, 정제 납, 낚싯대 등 일부 품목은 관세를 없애기로 했다.
미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기자들에게 관세 대신 전면 금지를 택한 이유로 캐나다 일부 주가 주정부 운영 매장에서 미국산 주류 판매를 금지한 점을 들었다. 그는 “공정한 경쟁 환경을 만들고 미국의 생산을 지키며, 지구상에서 미국에 보복한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나에 조치를 취하기 위한 것”이라며 “캐나다가 금지라는 선례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수입 금지가 미치는 캐나다산 제품 규모를 수십억달러대로 추산했다.
캐나다는 이날 0시를 기해 200억달러(약 26조8300억원)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15~50% 보복관세를 매기기 시작했다. 철강과 가구부터 의류, 전자제품까지 폭넓게 걸쳤다. 미국이 지난달 22일 같은 규모의 캐나다산 제품에 50% 관세를 물린 데 맞선 조치로, 18개월째 이어진 양국 무역전쟁이 한층 격해졌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보복관세 발효 뒤 공개한 영상에서 “우리에겐 방향을 틀어 번영하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방향을 트는 데는 대가가 따른다. 행동에는 늘 대가가 있다”면서도 “그러나 가만히 서 있는 대가에는 비할 바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캐나다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보복관세는 미국을 경제·정치적으로 압박하도록 설계됐다.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시간과 오하이오 등 경합주 산업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과 캐나다는 지난달 여러 차례 협상을 벌였으나 결렬됐다. 도미닉 르블랑 캐나다 통상장관의 대변인인 가브리엘 브뤼네는 “양국 실무진이 여러 사안을 놓고 논의를 이어가고 있지만, 현 단계에서 공식적인 무역협상은 진행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를 놓고 북미 교역의 틀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이 이번 조치의 근거로 삼은 것은 대공황 시기에 만들어진 법률이어서, 캐나다가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의 면세 혜택을 내세울 수 없기 때문이다. 캐나다는 올해 전체 수출의 68%가량을 미국으로 보냈고, 그중 80%가량이 USMCA 덕분에 관세를 물지 않았다.
캐나다 농식품무역연합의 마이클 하비 이사는 “우리가 걱정하는 것은 보복이 보복을 부르는 악순환”이라면서도 “동시에 총리가 지렛대로 쓸 수 있는 영역을 찾아야 한다는 점도 충분히 이해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이날 오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연방정부 조달을 총괄하는 연방총무청(GSA)에 캐나다산 제품을 다수공급자계약에서 빼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다만 실제 타격은 크지 않을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은 연간 500억달러(약 67조750억원) 규모지만, CBC방송이 GSA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한 결과 세부 내역이 공개된 가장 최근 회계연도인 2024~2025년에 계약을 따낸 캐나다 기업은 58곳에 그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