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부터 후난 위성TV에서 방영을 시작한 AI 장편 드라마 '후서유기'. (사진=후난 위성TV 캡처/뉴시스)
그동안 숏폼이나 온라인 플랫폼에 국한됐던 AI 생성 콘텐츠가 TV채널의 메인 편성에 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존의 10분 안팎 AI 숏폼과 달리, 롱폼(긴 영상)까지 AI 드라마 모델의 실용성과 확장성을 검증했다는 평가다. 다만 시청자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화면이 매끄럽고 정교하다”는 호평이 있는가 하면, “껍데기만 있고 알맹이는 없다”란 비판도 나온다.
자본시장은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후서유기 방영 당일과 다음날 드라마의 투자 및 제작사인 망고엑설런트미디어의 주가는 상한가(20%)를 기록했다.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4일까지의 주가 상승률은 50.18%에 달했다. 지난 7일 기준으로도 4% 오른 22.1위안으로 마감, 시가총액 413억 3000만 위안(한화 약 8조원)을 기록했다.
실사 배우를 쓰지 않은 이유에 대해 후서유기를 연출한 리둥선 감독은 경제관찰보에 “기술적으로는 실사 배우 구현도 가능하지만, 역사 속 실제 인물을 AI로 다룰 경우 시청자의 거부감이 크다”며 “가상의 원숭이 캐릭터를 활용함으로써 CG나 실사로는 표현할 수 없는 독창적인 비주얼을 완성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제작의 기반이 된 플랫폼은 중국 바이트댄스의 ‘씨댄스’를 비롯해 현재 현지 40여개 음성 및 영상 모델을 통합한 시스템이다. 파편화된 AI 모델들을 하나의 제작 워크플로우로 묶었다. 이에 따라 상편 5회분 제작에 기획부터 완료까지 단 4개월이 소요됐다. 인물과 배경 등 디지털 자산이 구축된 만큼, 향후 남아있는 25회분은 기존 자산을 재활용해 단가를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다.
리 감독은 “실사 촬영이나 일반 3D CG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했을 경우 분당 제작비가 약 30만 위안(약 5700만원)에 달하지만, AI 기반 제작비는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AI 장편 드라마의 성공은 기존 영화·드라마 현장 스태프들의 구성도 변화시키고 있다. 경제관찰보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30부작 드라마 제작에는 최소 2000명의 인력이 동원되지만, 이번 AI 드라마는 단 100명만 투입됐다. 또한 촬영감독, 미술감독, 조명감독, 편집기사 등의 전통적 스태프 직책이 사라지고 프롬프트 작성자, 씬 추출 전문가, 모델 스케줄러, 비주얼 생성자 등으로 대체된 것도 특징이다.
리 감독은 경제관찰보와의 인터뷰에서 “과거에는 영화전공자를 선호했지만, 지금은 카메라라는 틀에 갇히지 않고 자유로운 상상력을 펼치는 미술전공자가 더 두각을 나타낸다”며 “100년 넘게 이어져 온 ‘카메라 중심의 연출 메커니즘’이 깨졌다”고 진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