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사진=연합뉴스)
컨트리가든은 총 130억달러 규모로 계획한 역외 MCB 가운데 일부를 이미 발행했지만, 몇 주 전 CSRC로부터 등록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통보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당국은 컨트리가든이 채무불이행이나 규제 위반 등에 따라 지정될 수 있는 ‘신용불량 주체’에 해당해 자격이 없다고 판단했다.
시노오션도 일부 사모 채권자와 양자간 구조조정을 추진하면서 MCB 발행을 검토했으나, CSRC가 등록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컨트리가든과 시노오션, CSRC는 블룸버그의 논평 요청에 답하지 않거나 논평을 거부했다.
이번 조치는 중국 부동산업계의 채무조정 수단을 제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들은 부동산 위기가 시작된 이후 약 1300억달러 규모의 채무를 디폴트한 상태다. MCB는 이미 합의된 채무조정안의 핵심 수단 중 하나로 활용돼왔다.
역외 MCB는 발행 전에 CSRC의 승인을 받을 필요는 없지만 발행 이후 등록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일부 MCB는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와 국가외환관리국(SAFE)도 관련 절차에 관여한다. 여러 기관이 얽히면서 문제가 생길 경우 어느 당국이 책임을 질지 불분명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시장도 즉각 반응했다. 중국 부동산주를 추종하는 블룸버그 지수는 9일 장중 최대 2.6% 떨어졌고 컨트리가든 주가는 한때 6% 하락했다.
중국 정부가 최근 부동산시장 전반에 대한 지원책을 내놓은 것과는 대조적이다. 당국은 지난달 개발업체의 주식·채권시장 자금조달을 지원하는 방안을 포함한 부동산 부양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미 디폴트한 개발업체에 대해서는 보다 강경한 태도를 취하는 모습이다.
크레디트사이츠의 절리나 쩡 아시아 전략 책임자는 “디폴트 부동산 채무가 더 이상 중국 금융시스템이나 다른 중국 기업의 자금조달에 시스템적 위험을 주지 않는 만큼 당국의 강경한 태도는 놀랍지 않다”고 말했다.
당국의 MCB 등록 거부가 단순한 절차상 지연인지, 장기간의 정책 전환을 뜻하는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 다만 일부 개발업체와 금융서비스 회사들은 불확실성이 커지자 구조조정 계획의 진행 속도를 늦추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이 MCB에 부담을 느끼는 배경으로는 대규모 신주 발행 가능성이 거론된다. 블룸버그인텔리전스는 중국 개발업체들의 역외 채무조정 과정에서 MCB 전환을 통해 270억주가 넘는 신주가 발행될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기존 주주의 지분을 크게 희석하고 채권자의 회수율도 낮출 수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 부동산 위기가 시작된 지 5년이 넘었지만 주요 개발업체들의 채무조정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수낙차이나는 두 번째 채무조정을 마쳤고 CIFI홀딩스도 유사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로건그룹은 지난 8월 홍콩 법원으로부터 구조조정안 승인을 받았으며 센트럴차이나리얼이스테이트와 론샤인차이나홀딩스도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달 주택 구매자와 개발업체에 대한 금융지원을 확대했지만 부동산 침체를 끝낼 만큼의 대규모 부양책에는 미치지 못했다. 최근 주택가격 하락이 이어지는 등 중국 경제 전반의 부진도 지속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