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싱크탱크 "AI 데이터센터, 예상만큼 일자리 많이 창출 안해"

해외

이데일리,

2026년 September 10일, AM 10:54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가 업계가 내세우는 것만큼 일자리를 만들어내지 못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사진=AFP)
(사진=AFP)
9일(현지시간) CNBC방송에 따르면 영국 경제 싱크탱크 버던트는 이날 공개한 보고서에서 현재 영국에서 가동 중인 데이터센터가 떠받치는 직접적인 일자리를 약 4400개로 추산했다. 기술업계 단체 테크UK가 제시한 2만4300개의 5분의 1에도 못 미치는 규모다.

앞으로 지어질 시설을 따져도 격차는 그대로다. 버던트는 2035년까지 만들어질 상시 운영 인력을 약 1만400명으로 봤다. 테크UK 전망치 4만200명의 4분의 1 수준이다.

두 수치가 갈린 것은 계산 방식 때문이다. 테크UK는 전형적인 데이터센터의 인력과 용량을 가정해 전력 1메가와트(㎿)당 8.5개의 일자리가 생긴다고 봤다. 버던트는 이 값이 지나치게 높다고 지적했다. 사람 손이 많이 필요했던 과거의 작은 시설을 기준으로 삼았다는 것이다.

버던트는 영국에서 건설이 계획된 데이터센터 20곳의 인허가 신청 서류와 공개된 인력 자료를 들여다본 뒤, 용량을 반영한 평균값이 ㎿당 1.2개에 가깝다고 결론 내렸다. 새로 짓는 대형 시설일수록 자동화 수준이 높아 상주 인력이 적게 든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테크UK 수치에는 시설 밖에서 일하는 협력업체 직원과 공급망 인력까지 포함돼 있다고 꼬집었다.

버던트는 데이터센터가 쓰는 전기에 견줘 만들어내는 일자리가 제철소나 자동차 공장, 병원, 학교보다 적다는 점도 짚었다. 일부 시설은 ㎿당 수백에서 수천개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든다는 것이다.

테크UK는 즉각 반박했다. 이 단체는 CNBC에 “공개된 방법론과 업계 자료, 표준 경제영향평가 기법을 써서 투명하게 산출한 수치”라며 “지금도 합리적인 추정치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버던트는 신뢰하기 어려울 만큼 적은 표본으로 자체 추정치를 내놨다”며 “데이터센터 안에서 몸으로 일하는 사람 수만 따져 산업의 경제적 가치를 깎아내렸다”고 반박했다.

영국 정부도 진화에 나섰다. 정부 대변인은 “이 보고서는 심각하게 오도하는 ㎿당 일자리 지표에 기대고 있고, 병원이나 학교와 잘못된 비교를 하며, 전력 설비 용량과 실제 사용량을 혼동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 심각한 것은 연산 능력이 갖는 폭넓은 경제적 가치와, 핵심 디지털 기반시설을 영국에 두어야 한다는 국가 안보·주권 측면의 논거를 외면했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영국 정부는 그동안 AI 기반시설 확충을 정책 우선순위로 삼아왔다. 데이터센터가 “거의 모든 경제 활동과 공공 서비스에 필수적”이라며 2024년 이를 국가핵심기반시설로 지정하기도 했다.

이런 흐름은 영국만의 일이 아니다. 알파벳과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아마존 등 미국 빅테크 4곳은 올해에만 AI 전용 데이터센터를 짓는 데 합계 7000억달러(약 938조7000억원)를 쏟아붓기로 했다.

한편 데이터센터 건설 열풍은 숙련 기술직 수요를 끌어올리고 있다. 인력회사 란스타드가 채용 공고 5000만건을 분석한 결과, 데이터센터에서 일하는 로봇 기술자 수요는 2022년부터 올해까지 107% 늘었다. 냉난방공조(HVAC) 설비 엔지니어는 67%, 산업자동화 기술자는 51%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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