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9·11 추모식서 이란전쟁 정당화…"테러와의 전쟁"

해외

이데일리,

2026년 September 12일, AM 12:33

[뉴욕=이데일리 성주원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11 테러 25주기 추모식에서 현재 진행 중인 이란전쟁을 ‘테러와의 전쟁’으로 규정하며 정당성을 강조했다. ‘끝없는 전쟁(forever wars)’에서 미국을 빼내겠다고 약속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7개월째 이어지는 이란전쟁을 옹호하며 장기전에 대한 국내 비판을 정면 돌파하려는 모습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9·11 테러 25주년 펜타곤 추모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9·11 테러 25주년 펜타곤 추모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버지니아주 알링턴 펜타곤에서 열린 9·11 테러 추모식에서 “이것은 병들고 끔찍한 테러에 맞선 전쟁”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지금 이 순간에도 세계 최대 테러지원국인 이란 이슬람공화국이 절대로 핵무기를 갖지 못하도록 싸우고 있는 장병들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9·11 테러 추모 연설에서 이란전쟁을 직접 거론한 것은 현재의 전쟁을 미국의 대테러전이라는 역사적 맥락에 올려놓으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백악관도 이란을 ‘세계 최대 테러지원국’으로 규정하며 이란의 핵무기 획득 저지를 전쟁의 주요 목표 가운데 하나로 제시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에 앞서 연설한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도 이란에 대한 군사·경제적 압박을 강조했다. 그는 미국이 핵심 에너지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통제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우리는 이 싸움을 끝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그가 집권 과정에서 내세웠던 외교정책 기조와 대비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전쟁 같은 ‘끝없는 전쟁’에 미국이 다시 휘말려서는 안 된다고 주장해왔다. 9·11 테러 이후 이어진 장기전에 대한 미국 사회의 피로감은 새로운 해외 군사개입에 반대해온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 지지를 넓힌 배경 가운데 하나였다.

지난 2월 시작된 이란전쟁은 7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로이터는 현재 이란전쟁이 트럼프가 과거 비판했던 9·11 이후의 장기전과 유사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명확한 출구전략이 보이지 않는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전쟁 장기화에 따른 정치적 부담도 커지고 있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통항 방해와 상선 공격 등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미국 내 휘발유 가격과 생활비 부담이 커졌다. 이란전쟁으로 치솟은 유가와 휘발유 가격은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공화당의 주요 부담으로 떠올랐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을 시작한 자신의 결정을 후회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그는 이날 공개된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다시 선택할 기회가 주어져도 같은 결정을 내릴 것이라며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막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란전쟁 때문에 지지층이 실망하고 있다는 지적도 부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펜타곤에서 9·11 테러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2001년 9월11일 알카에다 조직원들이 납치한 아메리칸항공 77편이 펜타곤에 충돌하면서 이곳에서 184명이 목숨을 잃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군 관계자들이 희생자들의 이름을 읽는 동안 이를 들은 뒤 연설에 나섰다.

한편 뉴욕 그라운드제로 추모식에는 JD 밴스 부통령과 조지 W. 부시·빌 클린턴·버락 오바마·조 바이든 전 대통령 등이 참석했다. 9·11 테러 희생자 유족들은 이 자리에서 미국 정부가 테러와 관련한 사우디아라비아의 책임을 제대로 규명하지 않았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11일(현지시간) 워싱턴DC 펜타곤에서 열린 9·11 테러 25주기 추모행사에서 묵념을 하고 있다. (사진=AFP)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11일(현지시간) 워싱턴DC 펜타곤에서 열린 9·11 테러 25주기 추모행사에서 묵념을 하고 있다.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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