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첩죄 대상 ‘북한→모든 외국’ 확대…13일부터 시행

해외

이데일리,

2026년 September 13일, AM 10:14

[이데일리 신수정 기자] 간첩죄 적용 대상을 북한에서 모든 외국으로 넓힌 개정 형법이 13일부터 시행된다. 그동안 중국 등 북한 이외 국가로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 산업기술을 빼돌려도 간첩죄 적용이 어려웠던 법적 공백을 메우기 위한 조치다.

대전시 유성구 나노종합기술원 반도체 팹(Fab)에서 반도체 분야 취업을 준비하는 교육생들 팹 공정에 대해 배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전시 유성구 나노종합기술원 반도체 팹(Fab)에서 반도체 분야 취업을 준비하는 교육생들 팹 공정에 대해 배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3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개정 형법은 외국이나 이에 준하는 단체를 위해 간첩행위를 한 경우를 처벌하는 조항을 신설했다. 형량은 3년 이상의 징역이다. 기존 ‘적국’을 위한 간첩행위에 대한 처벌 조항도 그대로 유지된다.

국회는 지난 2월 26일 형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3월 12일 공포된 개정안은 6개월의 유예기간을 거쳐 이날부터 시행됐다.

기존 형법상 간첩죄는 원칙적으로 ‘적국’을 이롭게 하는 행위에 적용됐다. 이에 따라 실무에서는 사실상 북한과 관련된 간첩행위에 주로 적용됐다.

중국을 비롯한 다른 국가의 정부나 기업이 연루된 산업기술 유출 사건에는 간첩죄 대신 산업기술보호법이나 영업비밀 관련 법률 등을 적용해야 했다. 첨단기술 유출 사건에 비해 처벌 수위가 낮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 배경이다.

국가정보원은 지난 2월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자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배터리, 인공지능(AI) 등 국가 전략기술의 해외 유출을 막는 역량이 강화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법률·안보 전문가들도 개정안을 오랫동안 지적돼 온 법적 허점을 보완하는 조치로 평가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개정안 지지자들은 산업스파이 행위에 대한 억지력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잇따른 첨단 반도체 기술 유출 사건도 법 개정의 배경으로 꼽힌다. 검찰은 지난해 삼성전자 전직 직원 5명을 핵심 D램 기술을 중국 메모리 반도체 업체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에 넘긴 혐의로 기소했다. 삼성전자와 CXMT는 당시 관련 사안에 대해 논평하지 않았다.

한국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AI 산업 성장으로 첨단 메모리 기술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반도체를 비롯한 전략산업 기술의 해외 유출을 막는 문제가 산업안보 현안으로 떠올랐다.

다만 개정 법률은 특정 국가를 처벌 대상으로 명시하지 않았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1일 정례 브리핑에서 이번 법 개정이 중국을 겨냥한 것으로 볼 수 있느냐는 질문에 중국 정부는 자국 기업들이 국제 규칙과 법률에 따라 국제 협력을 하도록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오 대변인은 이어 “각국이 기업의 정상적인 투자와 경영 활동을 보호하고 공정하고 정의로우며 차별 없는 사업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간첩죄 적용 범위가 확대되면서 앞으로 북한 이외 국가나 이에 준하는 단체를 위한 간첩행위에도 형법상 간첩죄를 적용할 수 있게 됐다. 반도체·디스플레이·배터리·AI 등 첨단 산업기술을 둘러싼 해외 유출 사건에서 실제 수사와 기소에 개정 조항이 어떻게 적용될지가 관건이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