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에 독일 기업 美투자 급감…중국엔 돈 더 풀었다

해외

이데일리,

2026년 September 13일, PM 05:30

[이데일리 신수정 기자] 독일 기업들이 올해 상반기 중국 투자를 전년 동기보다 3분의 1 늘린 반면 미국 투자는 65%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기업과의 경쟁이 거세지면서 현지 생산을 확대하는 반면, 미국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와 통상정책 불확실성이 신규 투자를 위축시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저장성 후저우에서 열린 언론 견학 행사에서, 리프모터(Leapmotor)의 자회사인 리프에너지(Leapenergy) 공장의 한 직원이 배터리 조립 라인에서 작업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중국 저장성 후저우에서 열린 언론 견학 행사에서, 리프모터(Leapmotor)의 자회사인 리프에너지(Leapenergy) 공장의 한 직원이 배터리 조립 라인에서 작업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1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입수한 독일경제연구소(IW) 연구 결과에 따르면 독일 기업의 올해 상반기 중국 투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억유로 증가했다. 이날 환율인 유로당 약 1557원을 적용하면 증가액만 약 8조7000억원에 달한다.

투자 규모는 2020~2025년 상반기 평균 수준과 비슷했다. 독일 기업들이 중국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요구에도 현지 투자를 다시 늘리고 있다는 점이 두드러진다.

위르겐 마테스 IW 연구원은 “독일 기업들은 중국에 계속 투자하는 것 외에는 선택지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중국이 중요한 판매시장인 데다 현지 기업들과 경쟁하면서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시장이라는 설명이다.

마테스 연구원은 중국 정부의 보조금과 저평가된 위안화가 현지 생산비를 인위적으로 낮추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독일 기업들도 세계 시장에서 중국 경쟁업체에 맞서기 위해 중국 내 생산을 확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독일 입장에서는 생산과 일자리가 중국으로 이동한다는 의미”라며 유럽연합(EU)이 중국산 제품에 상계관세를 부과해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IW의 정책 제안으로, 독일 정부나 EU가 관련 조치를 결정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미국 투자 흐름은 정반대였다. 독일 기업의 올해 상반기 미국 투자는 약 43억유로로 전년 동기보다 65% 감소했다. 원화로 약 6조7000억원이다.

IW가 독일 연방은행 자료를 토대로 앞서 내놓은 분석에 따르면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 복귀하기 전인 2024년 상반기보다도 약 80% 적다.

코로나19 사태 이전과 비교해도 투자 규모가 크게 줄었다. 2015~2019년 독일 기업들은 상반기마다 평균 158억유로를 미국에 투자했다. 올해 투자액은 당시 평균의 4분의 1을 조금 웃도는 수준이다.

IW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과 잦은 통상정책 변화가 미국의 투자 매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두 번째 임기 들어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며 교역 상대국을 압박해 왔다.

다만 직접투자 수치는 대형 거래 한두 건에도 크게 움직일 수 있고 추후 수정되는 경우가 있어 단기간 수치만으로 기업의 장기 투자전략이 바뀌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IW는 설명했다.

미국에서 사업하는 독일 기업들이 모두 자금을 빼고 있는 것도 아니다. IW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독일 기업의 미국 내 재투자 이익과 직접투자 대출은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반면 공장 신설이나 기업 지분 취득 등 신규 자본 투자는 평균을 밑돌았다.

기존 미국 사업에서 번 이익은 현지에 남기면서도 새로운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는 데는 신중해졌다는 의미다. 중국에서는 현지 기업과의 경쟁에 대응하기 위한 투자가 확대되면서 독일 기업의 두 주요 시장에 대한 투자 흐름이 엇갈리고 있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