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해양 기술 강국 韓, 블루경제 전환서 핵심 역할 기대”

해외

이데일리,

2026년 September 13일, PM 07:23

[트라브존=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프로젝트가 없다면 금융만 있어도 의미가 없다. 효율성을 중심으로 적은 비용으로 더 많은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프로젝트를 마련해야 한다.”

무랏 쿠룸 튀르키예 환경도시기후변화부 장관은 12일(현지시간) 트라브존에서 열린 ‘해양 및 바다 고위급 대화’ 후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기후대응의 성패를 가를 조건으로 실행 가능한 사업을 꼽았다. 오는 11월 튀르키예 안탈리아에서 열리는 제3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1)를 목표 선언에서 실제 투자와 행동으로 연결하겠다는 구상이다.

쿠룸 장관은 특히 한국의 해양산업 역량에 주목했다. 그는 “한국처럼 해상무역이 중요하고 해양 분야에서 경험과 노하우, 기술을 가진 나라가 있다”며 “세계는 기후대응에 전환과 변화의 과정에 있고 이들이 많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가 강조한 ‘블루 이코노미’는 해양생태계를 보호하면서 해운·항만·에너지·수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추구하는 개념이다. 해양생태계 훼손으로 발생하는 경제적 비용은 2050년까지 4000억달러(약 537조원)를 넘어설 수 있다는 연구도 나온다. 바다를 보호하는 기후대응을 새로운 산업과 투자 기회로 연결하자는 것이 바로 ‘블루 이코노미’다.

쿠룸 장관은 “전기차 산업처럼 경제와 기술은 끊임없이 바뀐다”며 “전환을 먼저 주도하는 국가가 성장과 고용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해양 기술과 경험을 축적한 한국에도 새로운 시장이 열릴 수 있다는 의미다. 관건은 기술과 사업, 금융의 연결이다. 그는 “해양 분야의 기후 회복력 강화와 블루카본, 오염 저감, 생태계 복원 사업을 발굴하고 사업을 보유한 국가와 금융기관을 연결하는 별도의 금융 메커니즘을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공공자금에만 기대기보다 민간자본이 참여할 수 있는 사업 구조를 만드는 데 무게를 뒀다.

정부가 사업을 투자 가능한 형태로 구체화하고 국제기구와 개발은행, 기업, 금융기관을 연결하는 방식이다. 보조금과 저리 자금, 보증 등은 민간의 투자 부담을 덜어주는 수단이 될 수 있다. 그는 “한국 기업도 기술 공급에 그치지 않고 정부·금융기관과 함께 해양 기후사업에 참여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쿠룸 장관은 COP31의 방향을 ‘대화, 합의, 행동’으로 제시했다. 그는 “말이 프로젝트가 되고 프로젝트가 투자로 이어지며 그 투자가 사람들의 삶에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내는 COP를 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사업이 준비되고 금융을 확보했는지, 어느 해안에서 실제 사업이 시작됐는지를 보겠다”고 강조했다. 국제협력의 필요성도 역설했다. 그는 “자연에는 국경이 없고 바다에는 여권도, 세관도 없다”며 한 해역의 오염이 다른 지역의 수산업과 관광, 식량안보까지 흔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기후정책 후퇴에 대해서는 정부 정책과 시장을 구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민간기업 등은 여전히 기후전환에 참여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며 “중국과 유럽연합(EU)의 기술·투자 역량도 중요하다. 전쟁과 재정 부담이 투자를 늦출 수 있지만 기후대응을 위한 공동의 의지는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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