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젤렌스키, 러 경유 시설 공격 멈춰야…전 세계가 피해"

해외

이데일리,

2026년 September 14일, AM 07:54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러시아의 경유(디젤) 시설을 공격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정유시설을 잇달아 때리면서 전 세계 경유 공급이 부족해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사진=AFP)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사진=AFP)
13일(현지시간) CNN방송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아일랜드를 공식 방문한 자리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한 가지만 하면 된다. 러시아의 경유 시설을 때려 부수는 것을 멈춰야 한다”며 “다른 표적은 공격해도 좋지만 경유는 안 된다. 그가 경유 부족 사태를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공격이 “전 세계에 피해를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국제 에너지 가격 급등의 원인도 중동이 아닌 우크라이나 전쟁에 있다고 지목했다. 그는 “이건 중동이 만든 일이 아니다”라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 최근 에너지 가격은 가파르게 뛰고 있다. 공급 차질이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국제유가는 이번 주 배럴당 108달러(약 14만5098원)까지 올랐고, 미국 내 경유 가격은 지난 11일 사상 처음으로 갤런당 6달러(약 8061원)를 넘어섰다. 다만 이는 미국과 이스라엘, 이란이 맞붙은 전쟁으로 원유 수송의 길목인 호르무즈 해협 통행에 차질이 빚어진 탓이 크다.

우크라이나는 그동안 장거리 드론을 동원해 러시아 연료 기반시설을 집중 타격해왔다. 대형 정유공장들이 잇따라 피해를 입으면서 러시아의 원유 정제 능력은 상당폭 떨어진 상태다. 해운 정보업체 케이플러에 따르면 러시아는 미국에 이은 세계 2위 경유 수출국이다.

우크라이나의 대러 공격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나온 당일에도 이어졌다. 우크라이나 특수작전군은 이날 새벽 보안국(SBU), 국방부 정보총국과 함께 러시아 타타르스탄공화국 니즈네캄스크에 있는 타네코 정유공장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타타르스탄 당국은 이 공격으로 민간인 2명이 숨지고 여러 명이 다쳤다고 발표했다.

우크라이나는 원유·석유제품 수출이 러시아의 전쟁 자금줄이라고 보고 정유시설을 핵심 표적으로 삼아왔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를 받아들일지는 불투명하다고 외신들은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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