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브뤼셀의 국제은행간통신협회(스위프트) 본부에 걸린 로고. (사진=AFP)
시험 운영에는 미국 웰스파고와 뉴욕멜론은행, 스위스 UBS, 프랑스 BNP파리바 등이 참여했다. 일본에서는 미쓰비시UFJ은행이 이름을 올렸다. 지난달 영국 HSBC와 스탠다드차타드가 이 기반을 이용해 실제 거래를 성사시켰고, 이달에는 씨티가 아랍에미리트(UAE) 퍼스트아부다비은행, 싱가포르 OCBC·DBS와 송금에 성공했다.
◇며칠 걸리던 송금, 이젠 즉시 거래
기존 국제송금은 여러 은행을 거칠 때마다 절차를 새로 밟아야 했다. 돈이 도착하기까지 길면 며칠이 걸렸고, 수수료율이 10%에 이르는 경우도 있어 오랫동안 문제로 지적돼왔다.
토큰화 예금을 쓰는 은행은 이미 있다. 씨티 등은 자사 본점과 지점 사이 송금을 즉시 처리하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한 은행 안에서의 이동이다. 스위프트가 만든 기반은 서로 다른 은행의 토큰화 예금을 연결해 은행을 넘나드는 송금도 즉시 이뤄지게 한다. 실용화되면 비용도 기존보다 낮아질 전망이다.
데보파마 센 씨티 결제사업 책임자는 닛케이에 “이 플랫폼이 야간과 주말, 공휴일을 포함해 24시간 365일 가치 이동을 가능하게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미쓰비시UFJ은행 담당자도 “시대의 요구가 있는 만큼 블록체인은 빼놓을 수 없는 기술 영역이 됐다”고 했다.
은행 휴일에도 해외로 돈을 보낼 수 있게 되면 국제 상거래와 개인 간 송금이 활발해질 수 있다. 휴일이나 지연을 감안해 미리 돈을 보내둘 필요가 없어져 대기 자금이 줄고, 기업 입장에서는 자금 조달 비용을 아낄 수 있다.
◇스테이블코인과 경쟁
국경을 넘는 송금 혁신을 둘러싼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블록체인 기반 공동 플랫폼에서 예금 토큰과 중앙은행 당좌예금 토큰을 연결하는 ‘프로젝트 아고라’를 추진 중이다. 은행 간 최종 결제까지 끝내는 것이 목표인데, 스위프트는 최종 결제에 기존 은행 시스템을 쓴다는 점이 다르다.
법정통화에 연동되도록 설계된 스테이블코인도 경쟁자다. 대부분 달러 기반으로,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상위 2종의 시가총액만 40조엔(약 349조8240억원)에 이른다. 노무라홀딩스는 달러에 연동된 스테이블코인 ‘USDC’ 운영사인 미국 서클인터넷그룹과 손잡고 내년 중 엔화와 스테이블코인을 맞바꾸는 외화 거래를 기업 대상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약 50년 전 출범한 스위프트는 송금 속도와 수수료 불투명성 탓에 핀테크의 부상을 허용해왔다. 간편 송금을 내세운 영국 와이즈는 개인과 중소·영세기업 고객을 다수 확보했고, 지난해에는 일본 은행 간 송금망인 전국은행데이터통신시스템에도 연결됐다.
토큰화 예금은 각국 대형 은행이 검토를 시작한 단계로, 중소 은행까지는 아직 퍼지지 않아 보급에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스위프트가 블록체인을 쓰지 않고 은행 절차를 손봐 소액 송금 속도를 높이는 작업을 병행하는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