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에 뿔난 캐나다… 미국산 안 사고, 미국도 안 간다

해외

이데일리,

2026년 September 14일, PM 09:45

[이데일리 윤기백 기자] 미국과 캐나다의 무역 갈등이 ‘관세 전쟁’을 넘어 소비자들의 일상까지 번지고 있다. 캐나다에서는 미국산 제품을 피하고 자국 상품을 선택하는 ‘바이 캐나디안’(Buy Canadian) 움직임이 확산하면서 장보기부터 여행, 온라인 서비스까지 소비 패턴이 달라지고 있다.

페이스북 그룹 '메이드 인 캐나다' 대표 이미지.(사진=페이스북 캡처)
페이스북 그룹 '메이드 인 캐나다' 대표 이미지.(사진=페이스북 캡처)
워싱턴포스트는 13일(현지시간) 캐나다에서 원산지를 확인하고 미국산 생활용품의 대체재를 찾는 일이 일종의 ‘애국적 의무’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전했다. 온타리오주의 한 소비자는 수년간 사 먹던 미국산 팬케이크 가루 업체에 직접 “이제 미국산은 집에 들이지 않겠다”는 내용의 이메일까지 보냈다.

온라인에서도 움직임이 빠르다. 캐나다산 제품을 공유하는 페이스북 그룹 ‘메이드 인 캐나다’는 지난해 초 30만 명이 채 안 됐던 회원 수가 최근 140만 명을 넘어섰다. 보습제와 반려동물 사료부터 속옷·기타·스포츠용품까지 미국산을 대신할 제품을 묻고 추천하는 글이 쏟아지고 있다.

여행에서도 변화가 뚜렷하다. 캐나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6월 캐나다인의 미국 방문은 2024년 같은 달보다 24.6% 줄었다. 지난해에도 미국 방문은 전년 대비 23.5% 감소한 반면 캐나다 국내 여행은 늘어, 정치·통상 갈등이 실제 이동 패턴에까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배경에는 갈수록 거칠어지는 양국의 무역전쟁이 있다. 미국이 캐나다산 제품 약 200억 달러어치에 50% 관세를 부과하자 캐나다도 미국산 철강·가전 등을 겨냥해 보복관세를 단행했다. 미국은 다시 오는 29일부터 캐나다산 주류·유제품·오토바이 등의 수입을 금지하기로 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유통업계도 소비자 정서 변화에 맞춰 공급망을 바꾸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캐나다 일부 식료품점은 자국산 제품 표시를 강화하고 미국산 농산물을 스페인·브라질 등 다른 국가 제품으로 대체하고 있다. 미국산 채소 수입 비중 역시 감소하는 흐름이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도 최근 “가장 강력한 행동은 캐나다 제품을 사고 캐나다 안에서 여행하는 것”이라며 사실상 자국산 소비를 독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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