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소식통을 인용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가 국제복싱협회(IBA) 회장인 우마르 크렘레프로부터 이 같은 선물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NYT는 “이 같은 비용 지원은 미국 대통령 가족에게 요구되는 윤리적 관행을 이례적으로 무시한 사례”라고 비판했다. 미국 대통령 가족은 대가성으로 인해 통상 이처럼 개인적이면서 고가인 선물이나 혜택을 받지 않는다. 특히 러시아처럼 적대국 관계자로부터 선물을 받는 것은 더욱 민감한 문제라고 NYT는 지적했다.
이를 최초 보도한 미국 비영리 탐사보도 매체 프로퍼블리카는 개인 섬 임대 비용(1박에 10만달러)과 불꽃놀이 비용(7만달러) 등이 포함됐다고 전했다.
러시아의 올리가르히(신흥재벌)인 크렘레프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졌다. 올해 4월 푸틴 대통령은 크렘레프에게 러시아의 고위 국가 훈장인 ‘우호 훈장(Order of Friendship)’을 수여했다. 또 트럼프 주니어의 결혼식을 불과 며칠 앞두고 푸틴 대통령과 크렘레프가 중국에서 함께 있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올해 4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이 국제복싱협회(IBA) 회장인 우마르 크렘레프에게 러시아의 고위 국가 훈장인 ‘우호 훈장(Order of Friendship)’을 수여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로이터)
해당 보도 이후 트럼프 주니어와 그의 새 아내 베티나 트럼프는 소셜미디어(SNS) 성명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인정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우리의 소중한 친구 우마르는 결혼식이 끝난 뒤 우리를 위해 이틀 밤에 걸쳐 놀라운 축하 행사를 매우 관대하게 마련해줬다”며 “친구가 준 매우 특별하고 관대한 결혼 선물이었으며, 우리는 이에 대해 당시에도 그랬고 지금도 깊이 감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주니어 부부는 이어 “이처럼 개인적이고 행복한 일이 단지 누군가가 누구인지, 또는 어디 출신인지 때문에 정치적이거나 음흉한 일로 재해석되는 것은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우마르가 누군지 전혀 모른다. 이름도 들어본 적이 없다”며 “그는 돈과 베티나의 결혼식 비용을 지불하지 않았다. 결혼식은 전혀 다른 장소에서, 다른 날 열렸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의 결혼을 축하하기 위해 열린 ‘애프터파티’였을 뿐이다. 별일 아니”라고 밝혔다.
트럼프 주니어 측 대변인에 따르면 두 사람은 공통 지인을 통해 처음 만났으며, 복싱과 사냥에 대한 공통된 관심사를 계기로 친분을 쌓았다. 현재 두 사람 사이에 사업적 연관성은 없다고 대변인은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주니어가 러시아 정부와 연계된 러시아 사업가로부터 선물을 받은 것 자체가 문제적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선물 수수 자체가 불법은 아니지만, 향후 크렘레프가 트럼프 행정부에 무언가를 요구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크렘레프는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취임 직후 공개서한을 통해 IBA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간 분쟁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지원을 요청한 바 있다.
캠페인리걸센터 윤리 프로그램을 이끄는 케드릭 페인은 “이처럼 이례적인 출처에서 나온 선물이라는 점 자체가 경고 신호”라면서 “이 일은 최근 윤리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 수준으로 가고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트럼프 주니어가 러시아와 관련한 논란에 휘말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6년 미 대선 캠페인이 한창이던 당시 트럼프 주니어는 힐러리 클린턴에 대한 불리한 정보를 트럼프 캠프에 제공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러시아 변호사를 만났다. 그는 당시 상대방이 클린턴에게 타격을 줄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겠다고 제안하자 “당신 말이 사실이라면 정말 좋다(If it‘s what you say I love it)”고 답했다. 이 만남은 이후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의 연계 의혹을 조사한 특별검사의 핵심 수사 대상 중 하나가 됐다. 당시 특별검사였던 로버트 뮬러는 트럼프 주니어가 불법행위를 저질렀다고 기소하거나 지목하지는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