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윳값 뛰고 엔진오일 구매 제한…원유 수송로 막히자 美에너지 '비상'

해외

이데일리,

2026년 September 15일, PM 09:49

[이데일리 방성훈 김윤지 기자] 사우디아라비아의 핵심 원유 수송로가 멈추면서 세계 에너지 공급 불안이 커지고 있다. 호르무즈해협을 피해 원유를 보내던 동서송유관까지 가동을 중단해 수출 차질이 확대할 수 있어서다. 미국 경유 가격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엔진오일 가격도 올라 소비자 부담이 커졌다. 코스트코는 일부 엔진오일의 구매 수량까지 제한했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14일(현지시간) 마켓워치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사우디는 드론 공격 이후 지난 11일 동서송유관 가동을 중단했다. 이 송유관은 동부 유전의 원유를 홍해 연안 얀부항으로 보내는 시설로, 호르무즈해협을 거치지 않고 수출할 수 있는 핵심 통로다.

로이터에 따르면 원유 구매자와 거래업자들은 사우디가 이 경로로 하루 약 400만배럴을 수송해왔다고 설명했다. 세계 원유 공급량의 약 4%에 해당한다. 업계 관계자들은 13일 기준 얀부항 재고로 수출을 유지할 수 있는 기간을 5~7일로 추산했다. 송유관을 조기에 복구하지 못하면 항구에 쌓아둔 원유가 줄면서 수출 차질이 커질 수 있다는 뜻이다.

마켓워치는 사우디가 홍해로 원유를 실어내던 동서 송유관 가동을 멈추면서 하루 최대 500만배럴에 이르는 수출 물량을 다시 호르무즈 해협으로 돌려야 할 처지에 놓였다고 보도했다. 홍해 연안 얀부항에 쌓아둔 1주일 치 재고가 바닥나는 다음 주부터 사우디의 원유 수출이 급격히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현재 송유관 곳곳에서 광범위한 손상이 확인돼 재가동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수리를 마친 뒤에도 총연장 1200㎞에 이르는 송유관 전체를 압력 시험하고 부품을 점검해야 한다고 마켓워치는 언급했다. 다른 우회로도 사실상 막힌 상태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 반군이 홍해의 바브엘만데브해협을 사실상 통제하면서 사우디가 7월 이후 활용해온 이집트 경유 지중해 수출로 역시 차질을 빚고 있다. 이 경로 또한 동서송유관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생산이 이미 줄어든 상황에서 수송 차질까지 겹쳤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따르면 사우디의 8월 원유 생산량은 하루 624만배럴로 전월보다 23% 감소했다. 이는 이번 송유관 공격 이전 수치로, 생산 감소와 수출 통로 중단이 공급 부담을 함께 키우는 상황이다. 14일 브렌트유 선물은 전 거래일보다 1.02% 오른 배럴당 105.68달러,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1.34% 상승한 101.3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석유제품 가격 상승은 생활비 부담으로 이어진다. 엔진오일 가격도 뛰었다. AP통신에 따르면 코스트코의 커클랜드 시그니처 합성 엔진오일은 5쿼트(약 4.7ℓ) 용기 2개 묶음 가격이 약 58달러로, 지난해 약 30달러보다 두 배 가까이 올랐다. 코스트코는 회원당 일주일에 2묶음만 구매하도록 제한했다. 모빌1 합성 엔진오일 일부 제품에도 구매 제한을 적용했다.

원유 공급이 빠듯해지자 정유사들이 같은 원유에서 더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경유·휘발유 등 완성 연료 생산을 우선하고 있는 점도 엔진오일 공급난을 부추기고 있다. 엔진오일은 원유 외에도 윤활기유(윤활유의 기본 원료)와 첨가제 수급, 제조·유통 비용의 영향을 받는데 윤활기유 생산보다 연료 생산에 원유를 우선 배정하면서 윤활기유 공급이 줄고, 결국 엔진오일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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