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당시 구금됐던 한국인 노동자들은 이날부터 미국 연방기관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행정청구를 차례로 제기하기 시작했다.
미국 이민세관단속국 ICE(U.S. Immigration and Customs Enforcement)가 조지아주 내 현대자동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의 한국인 직원 300여 명을 기습 단속·구금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사진=ICE 홈페이지)
이번 행정청구는 미국 연방불법행위청구법(FTCA)에 따른 절차다. 연방 공무원의 위법하거나 부당한 행위로 피해를 봤다는 이유로 미국 정부에 손해배상을 청구하려면 먼저 관련 기관에 행정청구를 제출해야 한다. 해당 기관이 청구를 기각하거나 6개월 동안 결정을 내리지 않으면 청구인은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따라서 이번 청구는 한국인 노동자들이 연방정부를 상대로 본격적인 손해배상 소송에 나서기 위한 사전 단계다.
미 이민 당국은 지난해 9월4일 조지아주 브라이언카운티 엘러벨의 현대차 메타플랜트 부지에 있는 배터리공장 건설 현장을 단속해 노동자 475명을 체포했다. 이 가운데 한국인은 317명이었다. 국토안보부 산하 국토안보수사국(HSI)은 당시 단속을 기관 역사상 최대 규모의 단일 사업장 단속이라고 밝혔다.
현장에서는 총기로 무장하고 복면을 쓴 요원들이 노동자들을 제압했다. 체포된 노동자들이 손목에 수갑을 차고 허리와 발목에는 쇠사슬이 연결된 채 줄지어 이동하는 영상이 ICE를 통해 공개되면서 과잉 단속과 인권 침해 논란이 일었다.
노동자 측은 적법한 체류 자격을 갖췄거나 단기 상용비자(B-1) 또는 전자여행허가(ESTA)를 이용해 장비 설치·점검 등의 업무를 수행할 수 있었는데도 이민 당국이 체류 자격과 업무 내용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무더기로 체포했다고 주장해 왔다. 불법 체포와 인종에 따른 표적 단속, 과도한 물리력 사용, 적법절차 위반 등도 문제 삼은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미 당국은 당시 체포된 노동자들이 불법으로 입국하거나 체류 기간을 넘겼으며, 취업이 허용되지 않는 비자 또는 무비자 입국 자격으로 근무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민 전문 변호사들은 일부 노동자가 공장 설비의 설치와 조정, 기술 이전을 위해 합법적으로 체류하고 있었다며 당국의 주장을 반박했다.
당시 ICE 내부 문서에서도 B-1·B-2 비자를 보유한 한 한국인 노동자가 비자 조건을 위반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는 내용이 확인됐다. 그러나 미 국토안보부는 해당 노동자가 허가받지 않은 업무를 했다고 인정했으며 자진 출국을 선택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 정부는 구금 직후 외교부 당국자와 조현 당시 외교부 장관을 미국에 보내 석방 문제를 협의했다. 이후 구금된 한국인 가운데 316명이 같은 달 11일 미국 애틀랜타에서 전세기를 타고 출발해 이튿날 귀국했다. 나머지 1명은 미국에 가족이 거주하는 영주권 신청자로, 이민재판 절차를 진행하기 위해 당시 현지에 남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