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오만 경유 원유 공급 확대…국제유가 2%대 하락

해외

이데일리,

2026년 September 16일, PM 10:03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사우디아라비아가 오만을 거쳐 아시아에 원유 공급을 늘리고 있다는 소식에 국제유가가 16일(현지시간) 하락했다. 중동 지역의 원유 공급 차질이 예상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유럽 경유 가격은 공급 부족 여파로 사상 최고 수준에 머물렀다.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모습 (사진=AFP)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모습 (사진=AFP)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28분 기준 11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전 거래일보다 1.69달러(1.55%) 내린 배럴당 107.06달러에 거래됐다. 10월 인도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2.60달러(2.46%) 하락한 103.23달러를 기록했다.

전날 국제유가는 배럴당 3달러 넘게 올랐다. 사우디의 홍해 원유 수출 거점인 얀부항에서 선적이 중단되고 유럽으로 향할 일부 물량도 취소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영향이다. 이에 주요 원유 수출 경로의 차질이 수주간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그러나 사우디가 오만 소하르항 앞바다에서 선박 간 환적 방식으로 아시아 정유업체에 공급하는 원유 물량을 늘리면서 시장의 우려는 다소 누그러졌다. 드론 (무인 항공기) 공격으로 홍해로 이어지는 송유관이 파손되자 오만을 통한 우회 수출에 나선 것이다.

조반니 스타우노보 UBS 애널리스트는 “사우디가 걸프 지역을 통해 원유를 수출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공급 차질이 더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완화됐다”고 짚었다.

호르무즈해협의 선박 통행량은 여전히 평소보다 크게 줄어든 상태다. 이날 선박 통행 잠정 집계에 따르면 15일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한 것으로 확인된 선박은 4척으로, 전날 7척보다 줄었다. 최근 10일 평균인 18척에도 크게 못 미쳤다. 호르무즈해협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전쟁이 시작되기 전까지 전 세계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공급량의 약 20%가 통과하던 핵심 수송로다.

다만 맥쿼리는 중동 지역의 무력 충돌에도 호르무즈해협을 통한 원유와 콘덴세이트, 석유제품 운송은 견조하게 유지됐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30일 교전이 재개된 이후 운송량이 하루 750만배럴을 웃돌았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씨티은행은 중동 정세 악화가 단기적으로 원유와 석유제품 가격을 떠받칠 것으로 전망했다. 역내 외교적 노력이 진전되면 호르무즈해협이 올해 4분기 다시 개방될 것으로 내다봤다.

경유 시장의 공급 불안은 이어지고 있다. 유럽 경유 가격의 기준인 가스오일 선물은 전날 사상 최고가로 마감했다. 이날 가격은 다소 내렸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프랑크 발바움 나가닷컴 시장분석가는 “경유 가격 강세는 원유 가격이 높은 상황에서 경유 자체의 공급 부족까지 겹친 결과”라며 “유럽은 중동산 경유와 항공유 공급 물량의 상당 부분을 잃었고, 러시아 정유시설의 생산 차질과 연료 수출 제한도 공급난을 키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주 미국의 전국 평균 경유 가격은 사상 처음으로 갤런당 6달러를 넘어섰다. 러시아 정부는 연료 생산업체에 대한 경유 수출 제한을 오는 10월 말까지 연장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의 원유 재고가 예상과 달리 크게 늘어난 점도 유가를 끌어내렸다. 미국석유협회(API)에 따르면 지난 11일까지 일주일간 미국 원유 재고는 710만배럴 증가했다. 시장에서는 약 160만배럴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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