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히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오후 제2차 개조내각을 출범시켰다.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을 비롯해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 가타야마 사쓰키 재무상, 고이즈미 신지로 방위상 등 주요 각료는 자리를 지킨다.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산업상과 기우치 미노루 성장전략 담당상 등도 유임된다.
정권 핵심 인사들을 그대로 뒀다는 점에서 정책의 연속성과 안정적인 정권 운영에 무게를 둔 인사로 풀이된다. 특히 모테기 외무상과 고이즈미 방위상은 지난해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다카이치 총리와 경쟁했던 인물들이다. 고이즈미 방위상은 지난해 총재 선거 결선투표에서 다카이치 총리에게 패한 뒤 방위상에 기용돼 자위대 처우 개선과 방위정책 등을 담당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사진=AFP)
이번 개각의 또 다른 특징은 일본유신회의 ‘각내 협력’이다. 다카이치 정권 출범 이후 자민당과 연립정부를 구성하면서도 각료를 내지 않는 ‘각외 협력’을 유지했던 일본유신회에서 나카쓰카 히로시 전 간사장이 규제개혁 담당상으로 입각한다. 이에 따라 자민당과 일본유신회의 연립 관계는 한 단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다카이치 정권은 10월 소집이 예상되는 임시국회에서 소비세 감세 관련 법안 등 올해 2월 중의원(하원) 선거에서 내건 공약을 추진할 예정이다. 주요 각료를 유임하는 동시에 연립 파트너를 내각에 참여시켜 정책 추진력을 높이려는 구상이다. 일본 언론은 이번 개각을 두고 정권 운영의 안정을 중시한 포석이라고 평가했다. 다카이치 총리로서는 개각 이후 국회에서 감세 등 주요 공약을 현실화하는 동시에 자민당과 일본유신회 간 연립 관계를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과제가 될 전망이다.
가장 관심을 끈 인사는 하야시 총무상의 교체다. 하야시는 이번 개각에서 각료직을 맡지 않고 내각 밖으로 나가게 됐다. 신임 총무상에는 후지이 히사유키가 기용됐다.
하야시는 다카이치 총리 이후를 노리는 이른바 ‘포스트 다카이치’ 후보 가운데 한 명으로 거론돼 왔다. 그는 1995년 참의원(상원) 야마구치현 선거구에서 처음 당선됐으며 총리를 목표로 2021년 중의원으로 옮겼다. 외무상과 방위상, 관방장관 등 주요 각료를 두루 거쳤다. 지금까지 세 차례 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마했으며 지난해 총재 선거에서는 1차 투표에서 후보 5명 가운데 3위에 올랐다. 당시 국회의원 표에서는 다카이치 총리를 웃돌았지만 당원표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그는 총무상으로 취임한 뒤 지방 방문을 거듭하며 취약했던 당원 기반 확대에 공을 들여왔다. 이번 개각에서 하야시가 내각을 떠나면서 향후 자민당 총재 선거를 겨냥한 그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새 인물들도 내각에 합류한다. 후루카와 도시하루 참의원은 디지털상으로 처음 입각한다. 의사이자 변호사이며 경영학석사(MBA)를 보유한 후루카와는 코로나19 백신 관련 자민당 프로젝트팀 좌장 등을 맡아 보건·의료 분야에서 활동해왔다.
사사가와 히로요시 전 농림수산성 부대신도 환경상에 기용된다. 2012년 중의원 선거에서 처음 당선된 뒤 환경성 부대신 등을 지냈으며 이번이 첫 입각이다.
자민당의 정치자금 문제에 연루된 의원들의 입각도 주목받고 있다. 농림수산상에 기용되는 야나 가즈오 의원은 옛 아베파 소속으로, 정치자금 문제로 6개월간 당직 정지 처분을 받은 바 있다. 문부과학상으로 첫 입각하는 세키 요시히로 전 경제산업부 대신도 있다. 그 역시 같은 문제로 당의 징계 처분을 받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