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시 연준 의장에 건넨 '트럼프의 한마디'…"이사회 뜻대로 해"

해외

이데일리,

2026년 September 17일, PM 04:23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도널드 트럼프(사진) 미국 대통령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 결정과 관련해 케빈 워시 연준 의장에게 인상안에 찬성표를 던지라고 조언했다고 밝혔다. “연준 이사회가 극도로 정치적인만큼 결과는 정해져 있다”는 트럼프식 화법이다. 연준과 트럼프 행정부 간의 주도권 싸움이 최고조로 치닫는 가운데, 오는 11월 미 중간선거를 앞두고 양측의 갈등도 정점에 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사진=AFPBB/로이터
사진=AFPBB/로이터
17일 워싱턴포스트(WP)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6일 오후 상원의원 선거 지원차 노스캐롤라이나주로 이동하던 중 현지 언론들과 만나 “워시 의장에겐 어떻게 하든 상관없으니 원하는 대로 하라고 말했다”며 “연준 이사회가 매우 적대적이고 정치적인 만큼 이사회 뜻대로 표결하라고 조언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연준이 3년 만에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직후 나왔다. 워시 의장에게 직접 조언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연준의 금리인상 결정을 강력히 비판했다.

워시 의장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인하 요구나 조언 등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대통령과의 대화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며 언급을 피했다. 다만 이번 결정은 미국민에 대한 연준의 의무를 다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준은 정치적 압력 대신 경제 상황에 대한 자체 판단에 따라 금리를 결정하도록 독립성이 보장된 조직이다. 하지만 저금리를 원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연준 이사들을 공개 비판하거나 민주당 임명 이사들의 해임을 모색하는 등 지속적인 압박을 가해왔다.

트럼프 대통령과 연준의 갈등은 그의 첫 임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자신이 직접 지명한 제롬 파월 전 연준 의장이 이듬해 기준금리를 지속해서 인상하자 “연준이 미쳤다”, “내 유일한 문제는 연준”이라며 비난을 퍼부은 바 있다. 이전 미국 대통령들이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존중해 통화정책에 대한 언급을 자제해왔던 금기를 깨뜨린 대표적 사례다.

이후 파월 의장은 올 초까지 의장직을 수행한 뒤 이사로 물러났으나, 트럼프 대통령과의 악연은 끊이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체제 하의 연준을 상대로 법무부 차원의 수사를 검토하도록 압박해왔다. 또한 파월의 후임으로 워시 연준 의장을 앉히며 중앙은행 길들이기에 나서왔는데, 때문에 시장에선 워시 의장이 저금리 기조 요구에 부응할 것이란 우려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워시 의장은 물가 지표를 내세우며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와는 정반대로 금리인상 선택을 내렸다.

문제는 오는 11월 미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과 연준간 힘겨루기가 한층 심화할 점이라는 것이다. 공화당의 승리를 이끌어야 하는 트럼프 행정부 입장에서는 경기 부양과 대출 금리 인하를 통한 성과 홍보가 시급하다. 특히 팽창하는 국가 부채의 이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대폭적인 금리 인하가 절실한 상황이다.

반면 연준은 선거용 단기 경기 부양책에 휩쓸려 금리를 내릴 경우, 겨우 잡혀가는 인플레이션이 다시 자극받을 수 있는만큼 경계할 수 밖에 없다. 연준이 중간선거 직전까지 매파적(긴축 선호) 기조를 고수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 압박도 극대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BB/로이터)
케빈 워시 연준 의장(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BB/로이터)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