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품으려는 EU에 트럼프 발끈…“적대 행위면 고율 관세”

해외

이데일리,

2026년 September 17일, PM 04:28

[이데일리 신수정 기자] 유럽연합(EU)이 캐나다를 사상 첫 ‘준회원’으로 받아들이는 방안을 제안하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거나 일부 교역을 중단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과 무역 갈등을 겪는 캐나다가 EU와 경제·안보 관계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에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대응 가능성을 꺼내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 (사진=로이터)
트럼프 대통령. (사진=로이터)
17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노스캐롤라이나주로 이동하던 중 기자들과 만나 캐나다의 EU 준회원 가입 가능성을 두고 “웃기는 얘기”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EU가 이를 추진할 경우 그 의도를 따져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EU의 조치를 적대 행위로 판단하면 “매우 심각한 관세를 부과하거나 많은 분야에서 유럽과의 교역을 중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EU가 선의를 갖고 추진한다면 문제 삼지 않겠다는 조건을 달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좋은 의도라면 괜찮지만 나쁜 의도라면 유럽에 매우 높은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캐나다에 대해서는 “끔찍한 무역 상대국”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캐나다를 EU의 첫 준회원으로 받아들이는 방안을 공개적으로 제안한 지 하루 만에 나왔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16일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유럽의회에서 연례 국정연설을 하면서 캐나다와의 관계를 한 단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참석한 자리에서 캐나다가 EU의 첫 준회원이 될 수 있도록 문을 열고 싶다고 말했다.

EU와 캐나다는 기존 자유무역협정인 포괄적경제무역협정(CETA)을 넘어 국방과 에너지, 핵심광물, 기술 등에서 협력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캐나다는 EU의 1500억유(약 244조원)로 규모 방위조달 프로그램에도 참여하고 있다.

다만 EU에는 현재 ‘준회원’이라는 공식적인 회원국 지위가 없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이 제안한 구체적인 법적 지위와 가입 조건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번 구상은 캐나다가 EU 정회원으로 가입하거나 EU 단일시장에 그대로 편입되는 방안과는 다르다.

캐나다가 EU와의 관계 강화에 나선 배경에는 미국에 대한 높은 경제 의존도가 있다. 캐나다는 수출의 70% 이상을 미국 시장에 의존하고 있다. 카니 총리는 향후 10년간 미국 이외 국가와의 교역을 두 배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상태다.

미국과 캐나다의 무역 관계는 최근 악화했다. 양국의 무역협상이 지난달 결렬된 뒤 보복 조치가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캐나다의 정부조달 정책이 미국 기업을 차별하고 있다며 대응 조치에도 나섰다.

캐나다와 EU가 실제로 준회원 관계를 구축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EU의 제안을 곧바로 적대 행위로 규정한 것은 아니며 향후 EU의 의도에 따라 관세 등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조건부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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