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유엔난민기구(UNHCR) 집계 기준 지난 2년 동안 이란을 떠난 아프간인은 200만명을 넘어섰다. 그동안에는 이란 당국에 의해 추방되거나 출국 압박을 받아 떠난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최근에는 전쟁과 경제난을 견디지 못해 스스로 귀국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특히 과거 주된 귀환자가 남성이었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여성과 자녀를 동반한 가족 단위 귀환도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아프간 서부 이슬람 칼라 국경의 탈레반 당국자인 압둘 가니 카지자데는 최근 여성과 어린이를 포함해 하루 20~40가구가 자발적으로 귀환하고 있다며 “이란에서 받는 임금으로는 더 이상 기본적인 생활비조차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아프가니스탄 헤라트 주에 있는 사무실에서 이슬람 칼라 국경 검문소의 탈레반 고위 관리인 압둘 가니 카지자데가 로이터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그럼에도 이란을 떠나는 것은 현지에서의 삶이 더 이상 지속 가능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란은 오랫동안 아프간인들의 주요 피난처였다. 국경을 맞대고 있는 데다 이란은 아프간보다 산업화 수준이 높고 경제 규모도 훨씬 커 일자리를 찾기 상대적으로 수월했다. 1990년대 탈레반 집권기와 2021년 탈레반 재집권 이후에도 수많은 아프간인들이 빈곤과 강압적인 통치를 피해 이란으로 향했다.
올해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 이후 상황이 급변했다. 서방의 제재가 강화되고 최근 미국의 해상 봉쇄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의미 있는 규모의 원유를 수출하지 못하면서 경제난이 한층 심화됐다. 이란의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약 90% 급등했고, 특히 식료품 물가 상승률은 130%에 육박해 빵과 우유 같은 기본적인 생필품조차 감당하기 어려워졌다.
일자리도 빠르게 사라졌다. 과거에는 아프간 상인들이 이란의 바자르에서 물건을 사다 되팔며 수익을 낼 수 있었지만, 고물가로 이란인과 아프간 이주민 모두의 저축이 고갈되면서 소비 자체가 얼어붙었다. 남은 일자리는 일용직 정도였지만 임금은 1년 전 수준에서 크게 오르지 않았다고 귀환자들은 전했다.
국제이주기구(IOM)에 따르면 최근 이란에서 돌아온 아프간인들의 평균 소득은 경제위기 이전보다 약 3분의 1 줄었고, 귀환 당시 저축이 남아 있었다고 답한 비율은 29%에 불과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