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언론사 존립 위협 알고도 유료 기사 뚫었다

해외

이데일리,

2026년 September 18일, AM 09:42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MS) 임직원들이 자사 인공지능(AI) 서비스가 언론사의 수익 기반을 약화하고 존립까지 위협할 수 있다고 인식한 정황이 저작권 침해 소송에서 공개됐다. 뉴욕타임스(NYT) 등 원고 측은 두 회사가 이 같은 위험을 알면서도 뉴스 콘텐츠를 AI 학습에 무단 활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샘 올트먼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 (사진=AFP)
샘 올트먼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 (사진=AFP)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최근 공개된 법원 제출 서류에서 브렌트 헥트 MS 응용과학 담당 디렉터는 NYT의 소송 제기 직후 작성한 내부 문건에서 “우리의 AI 콘텐츠 전략은 모델 성능과 웹 전체에 동시에 피해를 줄 ‘파멸의 악순환’을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헥트 디렉터는 “최종 제품이 핵심 공급자의 경제적 기반을 위협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그러나 이것이 우리가 대규모언어모델(LLM) 사업의 ‘콘텐츠 공급망’에서 만들어낸 상황”이라고 썼다. AI 서비스가 학습에 필요한 콘텐츠를 공급하는 언론사의 기반을 약화하면 모델 성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취지다.

언론사의 유료기사 접근 제한을 우회하는 방안도 서류에 담겼다. 한 오픈AI 연구원이 브록먼 사장에게 NYT의 유료기사 접근 제한을 피해 콘텐츠를 수집할 수 있는 방법을 알리자, 브록먼은 “아, 좋네”라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사티아 나델라 CEO는 AI 학습을 포함해 유료 콘텐츠를 이용하려는 주체는 이용 허락을 받아야 한다고 증언했다. 그는 오픈AI가 유료 콘텐츠를 수집해 모델 학습에 사용한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MS를 통해 오픈AI에 모델을 다시 학습하도록 요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AI 서비스가 원문 방문을 대체하는지 여부도 쟁점으로 부각됐다. 상당수 언론사가 웹사이트 방문자를 기반으로 광고 수익을 올리고 신규 구독자를 확보해왔다. 이용자가 AI 검색이나 챗봇에서 필요한 정보를 얻고 원문을 찾지 않으면 이러한 수익 기반이 약화할 수 있다는 것이 NYT의 주장이다.

서류에 따르면 나델라는 챗봇과의 대화가 원문 출처를 방문하는 대신 웹사이트를 대체하는 것이 맞다고 인정했다. 닉 털리 챗GPT 책임자도 AI 제품이 “성능이 좋아질수록 점점 더 대체적인 성격을 띠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언론사들이 AI 제품으로 인해 ‘존립에 대한 위협’에 직면했다고 적었다.

오픈AI 내부 문건에서는 챗GPT를 ‘현대판 뉴스 가판대’로 표현했다. 당시 오픈AI 고위 연구원이었던 다리오 아모데이 현 앤스로픽 CEO는 한 발표에서 초기 챗GPT 모델의 주요 능력으로 ‘뉴스 생성’을 꼽았다.

2023년 NYT와 시카고트리뷴 등 미 언론들은 오픈AI가 자사 콘텐츠 수백만건을 무단 사용해 이용자의 질문에 답변을 제공했다며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오픈AI와 MS는 뉴스 콘텐츠 활용이 저작권자의 명시적 허락 없이도 일정한 이용을 허용하는 ‘공정 이용’에 해당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 법무부는 뉴스 콘텐츠를 AI 학습에 활용하는 행위가 미국 저작권법상 공정 이용 범위에 해당한다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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