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1일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 계류장. (사진=연합뉴스)
한국산 항공유 수출이 늘어난 것은 유럽의 공급 부족이 심해졌기 때문이다. 이란 전쟁이 반년 넘게 이어지면서 중동산 공급에 차질이 생겼고, 유럽이 수입하던 항공유의 절반가량이 영향을 받았다. 유럽은 미국과 캐나다, 나이지리아 등으로 수입선을 넓혔지만 부족분을 채우지 못하고 있다.
에너지 컨설팅업체 에너지애스펙츠는 유럽의 4분기 항공유 공급 부족분이 하루 51만배럴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같은 기간 미국은 하루 1만 8000배럴,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하루 41만 9000배럴의 공급 초과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3분기에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제임스 노엘-베스윅 스파르타커머디티 원자재 부문 책임자는 유럽의 항공유 부족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수입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재고도 빠르게 줄었다. 유럽의 주요 정유·저장 거점인 암스테르담·로테르담·앤트워프(ARA) 지역의 독립 저장시설 항공유 재고는 지난 10일로 끝난 주간 기준 7년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항공유는 경유·가스오일과 함께 중간유분으로 분류된다. 유럽 경유 가격은 이번 주 사상 최고 수준으로 올라 아시아 시장보다 강세를 보였다. 아시아와 유럽의 가격 격차가 확대되면서 장거리 운송비를 부담하고도 아시아산 석유제품을 유럽으로 보내 수익을 낼 여지가 커졌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아시아는 그동안에도 유럽 항공유 시장의 탄력적인 공급처 역할을 했다. 유럽 가격이 충분히 올라 지역 간 가격차를 이용한 차익거래가 가능해지면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물량이 이동하는 구조다. 케이플러에 따르면 지난해 아시아의 월평균 유럽행 항공유 수출량은 150만배럴이었다.
한국 정유업계의 생산 확대도 유럽 수출 증가를 뒷받침하고 있다. 한국의 7월 항공유 생산량은 약 1389만배럴로 7년 만에 가장 많았다. 수출량도 3년6개월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정유사들이 원유 처리량을 늘리면서 항공유 생산도 증가했다.
7월 국내 정유사의 원유 처리량은 잠정치 기준 하루 270만배럴로 6월보다 16% 늘었다. 시장에서는 8월 처리량이 7월보다 더 증가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은 원유 대부분을 수입하지만 이를 정제한 석유제품을 대규모로 수출한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2024년 국내 석유제품 수출량은 5억1000만배럴로 전년보다 4.0% 증가했다. 항공유는 전체 석유제품 수출의 18.1%를 차지해 경유와 휘발유에 이어 세 번째로 비중이 컸다.
유럽의 공급 불안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중동 공급 차질로 유럽이 기존 공급처를 대체해야 하는 상황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4분기에도 항공유 공급 초과가 예상된다. 유럽과 아시아의 가격 격차가 수출 비용을 웃도는 상황이 이어질 경우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정유사들의 유럽행 물량이 계속 늘어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