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안전기준 세우되 기업은 기술 발전 이어가야”

해외

이데일리,

2026년 September 21일, PM 07:22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국가·산업 차원의 일정한 기준에서 제3자 테스트를 진행하거나 서로 일정한 제약을 가할 필요가 있다.”

중국 피지컬 인공지능(AI) 분야의 권위자인 왕톈마오 베이징항공항천대 교수는 18일(현지시간) 베이징 과학기술혁신가콘퍼런스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AI 개발 속도를 둘러싼 논쟁에 이같이 말했다. 사회가 지켜야 할 안전기준을 마련하되 기업은 실제 활용을 늘리며 기술 발전을 이어가야 한다는 주장이다. 피지컬 AI는 로봇처럼 현실 공간에서 움직이고 작업하는 AI를 뜻한다.

베이징항공항천대 로봇연구소장과 중관춘 지우연구원장을 맡은 왕 교수는 로봇 산업을 연구하면서 관련 스타트업 육성에도 참여하고 있다. 그는 “AI 속도 조절은 매우 중요한 문제다”며 “다만 일률적으로 개발을 늦추는 방식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왕 교수는 “AI가 물리적 세계에 완전히 적용하기 전엔 때때로 일정한 공간을 남겨둬야 한다”며 “국가와 산업 차원의 기준과 외부 검증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거시적으론 사회 발전과 문명의 경계를 넘지 말아야 하는 몇 가지 기준을 정하고 기업 내부는 현실에서 적용과 더 많이 결합해 발전을 가속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기술 발전 속도를 규정하려면 표준화와 규격화, 반복적인 적용 경험, 개방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AI가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안전을 판단할 체계를 갖추면서 현장 활용과 기술 개선을 함께 추진해야 한다는 취지다. 중국 로봇 산업의 성장 동력으로는 새로운 산업 수요와 기술인력, 정부 지원을 꼽았다. 왕 교수는 “신에너지차와 배터리 산업이 발전하는 등 기술 발전이 새로운 수요를 만들면서 로봇 산업의 성장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전기차와 배터리 생산이 늘면서 공장에서 활용할 로봇 수요도 함께 커졌다는 것이다.

과학자와 엔지니어의 역할도 강조했다. 그는 “과학자들이 AI 알고리즘을 연구해 산업에 활용할 기술을 만들고, 엔지니어들이 시장 수요에 맞춰 제품을 구현하면서 가격 대비 성능을 높였다”며 “정부의 개방 정책과 관련 플랫폼 구축, 우수 인재 중시 정책도 성장에 힘을 보탰다”고 강조했다.

다양한 산업 현장과 공급망 역시 중국의 강점으로 평가했다. 왕 교수는 “다양한 실제 적용 시나리오가 강점으로 데이터와 학습 측면에서도 중국에서 적용하기 매우 편리하다”며 “로봇을 여러 현장에 투입해 데이터를 모으고 학습시키기 좋고 새로운 제품을 만드는 데 필요한 부품도 중국 공급망에서 확보할 수 있다”고 했다.

로봇 과잉 공급 우려에 대해서는 신산업이 성장하며 겪는 경쟁 과정으로 봤다. 그는 “어떤 새로운 산업이 탄생하든 빠른 반복과 상호 경쟁의 과정을 거친다”며 “다만 기업이 살아남으려면 고객에게 신뢰와 안전을 제공하고 다른 기술로 쉽게 대체할 수 없는 가치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스타트업 육성 방식에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왕 교수는 “과학자가 창업부터 사업 운영까지 모두 맡기보다 학계와 산업계가 먼저 해결할 과제를 정하고, 과학자가 시제품을 만든 뒤 사업 역량을 갖춘 창업자와 협력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기술 개발과 생산, 시장 진출에 필요한 역할을 나눠야 한다는 뜻이다. 한국과의 협력에도 기대를 나타냈다. 왕 교수는 “한국이 개방적이고 포용력이 있고 컴퓨팅·클라우드·신소재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췄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기술도 세계적 수준이다”고 짚었다. 그는 “한국 과학자뿐만 아니라 기업가·시장과도 더 많은 협력을 하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왕톈마오 북경항공항천대 교수가 중국 베이징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하고 있다.(사진=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왕톈마오 북경항공항천대 교수가 중국 베이징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하고 있다.(사진=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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