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걸프 에너지시설 재건에 6.8조원 출자 제안"

해외

이데일리,

2026년 September 22일, AM 10:08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란전쟁으로 파괴된 중동 지역의 에너지 인프라 재건을 목적으로 하는 펀드에 50억달러(약 6조 8000억원)를 출자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19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 위치한 킹 칼리드 국제공항 연료 저장고에서 검은 연기가 크게 치솟고 있다. (사진=로이터)
19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 위치한 킹 칼리드 국제공항 연료 저장고에서 검은 연기가 크게 치솟고 있다. (사진=로이터)
WSJ이 확인한 문건과 미국·중동 당국자들에 따르면 미국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바레인, 쿠웨이트, 오만, 이라크, 요르단 등 중동 8개국에 미국과 같은 규모의 출자를 요청해 총 100억달러(약 13조 7000억원) 규모의 투자 펀드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펀드 명칭은 ‘동맹 신뢰·건설 파트너십(Partnership for Allied Trust and Construction·PACT)’으로 제시됐다.

현재 관련국 간 논의가 진행 중이며 세부 조건은 바뀔 수 있다고 미국 당국자들은 전했다. 다른 국가들이 실제 참여할지, 참여한다면 언제 결정할지는 불확실하다고 WSJ는 부연했다.

이는 이란전쟁이 글로벌 에너지시장을 크게 뒤흔들고 중동 지역의 송유관과 정유시설을 파괴해 막대한 복구 비용이 필요하다는 점을 미국이 사실상 인정한 것이라고 WSJ는 평가했다.

일부 중동 당국자들은 이번 구상이 에너지 수송에 있어 호르무즈 해협의 의존도를 낮추고 미국과 동맹국들이 이란에 맞서 단결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려는 목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들은 이란과 평화협정도 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파괴된 에너지시설을 복구하는 펀드를 만드는 것은 시기상조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새로 지은 인프라 역시 이란의 드론이나 미사일 공격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측 제안에 따르면 해당 펀드는 미 국제개발금융공사(DFC)가 운용하게 된다. DFC는 민간 부문과 협력해 미국의 국가안보 정책을 지원하는 연방기관이다.

올해 2월 이후 이란의 미사일과 드론 공격은 중동 전역의 정유시설과 유전, 천연가스 수출터미널 수십 곳을 타격했다. 호르무즈 해협이 완전히 다시 열리더라도 글로벌 원유·가스 시장의 공급 압박은 상당 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이달 초에는 드론 공격으로 사우디아라비아의 우회 송유관까지 가동이 중단됐다. 그 결과 더 많은 원유가 호르무즈 해협을 거쳐야 하는 상황이 됐고, 이미 빠듯한 유조선 공급에 추가 부담을 줬다.

홍해 무역로도 친이란 예멘 후티 반군의 위협을 받고 있다. 후티는 지난 19일 사우디 수도 리야드 공항 인근의 항공유 저장시설을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파괴된 에너지시설을 복구하는 작업은 기술적으로 매우 복잡해 글로벌 공급 압박과 고유가가 장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에너지 전문가들과 당국자들은 중동의 에너지 인프라 복구 비용이 엔지니어링과 건설, 장비, 자재 등을 포함해 수백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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