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경유 수출 금지해야"…재무부 "검토중"

해외

이데일리,

2026년 September 23일, AM 04:56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경유(디젤) 수출을 제한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미국 뉴저지 주유소에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표시되어 있다. (사진=AFP)
미국 뉴저지 주유소에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표시되어 있다. (사진=AFP)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뉴욕에서 열린 유엔 총회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양자회담 후 공화당에서 경유 수출 금지 주장에 대한 질문에 “나는 경유를 해외로 내보내지 말자고 말했다”며 “내부적으로 그렇게 하라고 요청했고 계속 논의해왔다”고 말했다.

척 그래슬리 아이오오주 상원의원 등 농촌 지역 공화당 의원들은 최근 미국 내 경유값이 사상 최고를 기록하자 미 농업 및 산업 보호를 위해 수출 제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행정부는 전체 정제 능력을 감안했을 때 전면 또는 부분적인 경유 수출 금지가 실행 가능한지, 효과가 있을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전날까지만 해도 경유 수출 금지 조치를 고려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미국 경유 가격은 이날 갤런당 6.53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중동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글로벌 공급이 압박받으면서 1년 전 갤런당 3.70달러를 밑돌았던 가격이 크게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 젤렌스키 대통령과 전화 통화에서도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정유시설에 대한 드론 공격을 중단하라고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같은 공격이 경유 가격 상승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이 경유 수출을 금지할 경우 미국산 석유제품 수입 의존도가 높은 유럽을 비롯해 글로벌 시장에 상당한 충격이 예상된다. 유럽에서는 이미 급등한 연료 가격에 반발하는 시위가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미국은 1970년대 석유파동 이후 정제 석유제품 수출을 통제한 적이 없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이후 당시 조 바이든 대통령도 에너지부에 정제 석유제품 수출 제한 가능성을 검토하도록 지시했지만 실제 조치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미 의회조사국(CRS)에 따르면 대통령은 비상경제권한법을 통해 수출 금지를 발표하고 시행할 수 있는 묵시적 권한을 갖고 있다.

석유업계는 수출 제한에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미국 내에서도 수입 연료에 의존하는 일부 지역의 가격을 오히려 끌어올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마이크 소머스 미국석유협회(API)의 최고경영자(CEO)는 “미국의 경유 수출을 제한하면 소비자와 농민은 물론 미국 경제 전반의 문제를 완화하기는커녕 오히려 악화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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