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81차 유엔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도착해 취재진에게 발언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이에 따라 실제 미국과 이란 당국자 간 대면회담이 이뤄졌는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로이터에 따르면 지난 7월 양측이 서명한 전쟁 종식을 위한 잠정 합의가 몇 주 만에 무산된 이후 미·이란 간 대면회담이 열린 사실은 알려지지 않았다. 이란 고위 당국자 역시 이날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뉴욕 회담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다만 이란 대표단은 미국과 외교를 재개할 전권을 갖고 뉴욕에 왔으며 중재자를 통해 협상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란 측에서는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협상 카드로 제시했다. 이란 고위 당국자는 미국이 군사적 압박을 완화하고 이란 항구에 대한 봉쇄를 해제할 경우 7일 안에 호르무즈 해협을 걸프지역 선박에 다시 개방할 수 있다고 로이터에 밝혔다. 이 당국자에 따르면 이란은 지난 16일 중재자를 통해 이 같은 제안을 미국에 전달했다. 그는 “유엔총회는 미국이 외교로 복귀할 황금 같은 기회”라며 미국이 외교적 해결 의사를 공식화하고 협상 일정에 합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란 내부에서는 엇갈린 신호도 나온다. 이란 반관영 파르스통신은 이후 소식통들을 인용해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제안 보도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이에 따라 이 제안이 이란 정부의 공식 협상안인지 여부는 명확하지 않은 상황이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의장도 이날 “트럼프는 이란 국민과 군대에 자신의 힘을 강요할 수 없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며 강경한 입장을 유지했다.
압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이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81차 유엔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도착하고 있다. (사진=AFP)
시장은 일단 외교 재개 가능성에 반응했다. 이날 브렌트유 선물은 전 거래일보다 1.1% 떨어진 배럴당 99.25달러에 거래를 마쳐 지난 8일 이후 처음으로 종가 기준 100달러를 밑돌았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0월물도 1.2% 하락한 배럴당 94.59달러로 마감했다. 국제유가는 5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 수송 정상화 움직임도 유가 하락에 힘을 보탰다. 사우디는 이달 공격으로 가동이 중단됐던 동서횡단 송유관의 가동 테스트에 들어갔다. 이 송유관은 호르무즈 해협을 거치지 않고 홍해 연안 얀부항으로 원유를 수송할 수 있는 핵심 우회로다. 이르면 수일 내 얀부항을 통한 원유 수출이 일부 재개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위험이 해소된 것은 아니다. 최근 해협을 통한 에너지 수송량이 회복되고 있지만 전쟁 전 수준으로 완전히 정상화되지 않았고 군사적 충돌 가능성도 남아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중동 지역의 충돌이 연말까지 이어질 가능성을 기본 시나리오로 보고 올해 하반기 브렌트유 전망치를 배럴당 83달러에서 95달러로 상향했다. 우회 수송로와 미군 호위가 공급 차질을 일부 완화하고 있지만 손상된 인프라와 지정학적 긴장 때문에 빠른 정상화는 어렵다는 판단이다.
지난 17일(현지시간) 이라크 남부 바스라의 나흐르 빈 우마르 가스전 모습 (사진=AF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