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주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9월 레이밴과 협업한 스마트 글래스를 쓰고 시연하고 있다. (사진=AFPBB/로이터)
왕 대표는 로이터통신에 “소비자들이 스마트 글래스를 몰래카메라와 연관 짓는 경향이 강해졌다”며 “강력한 보호 장치가 마련될 때까지 카메라는 미뤄야 한다”고 언급했다. 기업 가치가 10억 달러에 달하는 이 회사는 매출의 90%가 소비자향(B2C) 제품들에서 발생하고 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소재 스타트업 포켓은 버튼을 눌러야만 녹음이 되는 스마트폰 부착형 음성 녹음기를 선보였다. 스마트폰 카메라처럼 녹음 행동을 ‘명확히’ 노출함으로써 사생활 우려를 완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이 회사의 제품은 도어대시, 미쉐린 등 기업 고객을 포함해 약 17만대가 사용되고 있다.
AI 녹음기를 판매하는 플라우드 역시 버튼을 누를 때만 녹음되고 LED조명이나 음성 안내로 주변에 녹음 사실을 알리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역시 사생활 보호 때문이다. 메타 역시 조만간 개최할 연례 개발자 행사 ‘커넥트’에서 카메라 없는 신형 스마트 글래스를 공개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이 같은 AI기기에 대한 사생활 침해 반발은 메타의 스마트 글래스로부터 촉발됐다. ‘레이밴’과 협업한 이 제품은 스마트 글래스 대중화를 이끈 모델이다. 하지만 스마트 글래스 내부 카메라로 인한 사생활 침해 소송, 몰래 촬영에 대한 공포 등이 불거지며 논란에 휩싸였다. 영국의 대형 펍 체인인 웨더스푼 등 현지 일부 매장들의 경우엔 해당 제품의 실내 착용 및 사용을 제한하고 나서기까지 했다.
이런 사생활 침해 논란은 기술 기업들의 AI기기 시장의 향방을 좌우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기업들이 대중의 신뢰를 얻지 못한다면 항상 켜져 있는 카메라, 마이크, 주변 환경 인지 기능 등 AI 기기의 강점 자체가 시장 보급의 최대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김정현 삼성전자(005930) MX사업부 부사장은 지난 7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최종 승자가 될 폼팩터(형태)는 사용자와의 상호작용을 더욱 자연스럽고 유용하게 만들어 신뢰를 주는 제품이 될 것”이라면서 “AI가 더 많은 임무를 수행함에 따라 사용자는 보안이 유지되고 자신이 직접 제어할 수 있는 시스템을 요구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도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사용자에게 도움을 줄 때와 침묵할 때를 아는 기기에 대한 구상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지속적으로 클라우드에 데이터를 전송하기보다 기기 자체에서 데이터를 온디바이스 형태로 처리하는 방식이 돼야한다”고 언급했다.
올트먼 CEO는 “자신의 모든 일상을 듣고 보는 기기가 클라우드 서버에서 작동하는 것을 원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라며 “신뢰할 수 있고 맥락을 정확히 파악하는 기기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AI 기기가 주변 정보를 더 많이 수집할수록 유용해진다는 점이 핵심 난제라고 지적한다. 수집되는 정보에는 촬영에 동의하지 않은 제3자의 모습이나 음성도 포함될 수 있어서다.
시장조사기관 IDC의 지테시 우브라니 이사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새로운 AI 기기가 불러온 사생활 우려는 과거 스마트폰에 카메라와 마이크가 처음 대중화됐을 때와 유사하다”며 “대중이 원하는 것은 녹음이나 촬영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촬영될 때 인지하고 동의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받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